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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침공을 규탄 광고주이름·주소 가짜로 밝혀져|신문사 일 광고대행사 등 서로 책임 전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의 신문광고업계에서는 최근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광고가 주요신문에 게재된 문제를 놓고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하는 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뉴옥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아틀랜타 컨스티튜션지 등 미국의 대표급 신문들은 지난말 11일 반이스라엘 감정을 북돋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일제히 실었으나 광고주로 이름이 박힌 6개의 자선단체가 뒤늦게 이 광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해명하고 나섰던 것.
『레바논 국민들은 의미없는 전쟁의 무고한 희생자』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평화를 원하는 미국인들」의 이름으로 되어있고 로스엔젤레스의 주소까지 밝혔으나 조회 결과 가짜 주소임이 밝혀졌다.
이 광고를 실은 신문들은 광고가 게재된 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알았고 광고대행사측도 뒤늦게 광고주가 정확히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같은 사건은 미국의 광고계예서는 예가 드문 일로 관계자들은 비상업적이며 시사성이 강한 이른바 성명서 성격의 이런 광고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닌 일시적 단체나 새로 생긴 단체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처럼 출처가 불분명한 광고를 싣게 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하는 문제가 제기되자 신문제작자, 광고업무 책임자, 광고주, 광고대행사들은 저마다 다른 견해를 보여 책임을 회피하려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미 광고대행사협회회장 「레너도·마티우스」씨는 『그같은 광고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윤리에 관한 문제이지 어떤 특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이같은 광고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각 매체의 선정기준에 달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광고주협회장인 「피터·얼포트」씨도 「광고주들의 이름을 더럽힌 이런 광고를 막기위해서는 각 매체가 항상 광고주가 누구인가를 알아내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신문제작자들은 이 책임이 광고대행업자에게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신문광고연합회 부회장 「리어·보거트」씨는 『이 광고의 책임은 광고대행사와 광고주 그리고 매체가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수천, 수만의 개인과 각종단체가 몰려드는 신문광고를 매체가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워싱턴=김희진특파원>@@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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