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음주운전 일제단속 폐지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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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시기상조다. 아직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준비도 없이 무작정 일제 단속을 없앤 것은 '살인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인들조차 단속에 적발되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새 제도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릴 게 뻔하다. 제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와 사회적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초보 시절 음주운전자의 차가 들이받아 죽을 뻔했다. 그 때문에 단 한번도 음주운전을 한 적이 없다. 당시 그 운전자는 경찰서에 가서도 술마시지 않았다고 뻔뻔하게 우겼다. 음주운전의 가장 큰 위험은 불특정 다수를 피해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선별식 음주 단속은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꼴이다. 일제 단속과 함께 유흥지역을 집중 단속한다면 모를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음주 단속으로 짜증날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일제 단속이 없어져서는 안된다. 이번 제도 변경은 경찰의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음주운전 적발률이 낮고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일제 단속 자체를 폐지한 것은 지나치다.

▶일제단속을 해도 음주운전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데 굳이 방법을 바꾸려는지 모르겠다. 운전자 스스로 알아서 교통법규와 질서를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직 그런 기대를 갖기엔 이르다. 당장 일제단속 체계로 복귀해야 한다.

▶대다수 시민의 불만 때문에 겪는 경찰의 고충을 잘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찰 본연의 업무인 범죄 예방 및 단속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음주운전에 대한 예고 단속만으로도 모자라 용의 차량을 식별, 단속한다는 것은 효용성도 의문이고 자칫 범죄행위를 조장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