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부양책 약효 의문 더 확실한 신호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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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 증시 주변에서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정부가 경기가 나빠졌음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선 점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추가경정예산을 조기에 편성하고 콜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인했다.

시장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가담했고 종합주가지수는 5.44%나 올랐다. 채권시장에서는 오는 13일 열릴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낮추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금리가 속락했다.

추경편성이나 콜금리 인하의 약효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소비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추경편성(최대 6조원)이 성장률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 의문이다.

또 금리와 주가와의 역(逆)상관관계는 깨진 지 오래고, 기업들도 금리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콜금리 인하의 효과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

외환위기 이후 일었던 IT열풍이나 부동산 투자열기, 내수 확대를 대체할 만한 성장엔진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빠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투자자들은 보다 확실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주는 시장이 열리는 날이 3일에 불과하다. 그러나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부진한 가운데 옵션만기일(7일)을 전후로 프로그램 매물의 소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11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나 6일(현지시간)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결과도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변수들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주를 지나면서 지수 전저점인 560선과 1백20일 이동평균선이 걸려있는 620선 사이에서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조정을 거칠 때마다 박스권의 저점과 고점이 모두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4월 이후 박스권 매매에 충실했던 투자자라면 또 한차례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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