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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산양삼 속여 판 유명 심마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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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뿌리에 2000원에 사 온 중국산 산양삼을 3~5만원에 판매하려던 유명 심마니와 관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이 유통한 산양삼엔 1979년 생산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허용 기준치의 수십 배 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중국산 산양삼을 몰래 들여와 경기도 가평군 야산에서 기른 후 국산으로 속여 팔려고 한 심마니 A(57ㆍ남)씨와 중국인 밀수업자 등 6명을 검거해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14살부터 산삼을 캐 온 이른바 ‘국내 최고의 심마니’로 불리며 방송에도 수차례 소개된 적 있는 인물이다. 국산 산양삼 씨를 야산에 뿌리면 5~10%만 생존하며 판매 가능한 크기로 재배하려면 10년 정도가 걸린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중국에서 밀반입한 산양함을 국내 야산에 1~2년간 재배하면 유전자 및 토양 검사에서 국내산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돼 구분이 어려운 점을 노렸다. 그는 2013년 중국 보따리상에게 뿌리당 2000원을 주고 중국산 산양삼 2만 뿌리를 밀반입한 후 야산에 산양삼들을 재배하는 척하며 몰래 심어놨다.

이후 A씨는 본인이 운영하던 ‘산삼감정원’ 등을 통해 중국산 산양삼을 국산인 것처럼 속였다. A씨는 주로 인터넷 거래를 통해 한 뿌리당 3~5만원에 판매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김대환 경감은 "A씨가 산삼감정원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의 방송 화면과 가짜 산양삼 판매 광고를 함께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속였다"고 말했다. 경찰이 임업진흥원에 의뢰해 해당 산양삼을 분석한 결과 만성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살충제 BHC 성분이 36배나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강원도와 경상도의 유명 산양삼 재배지에 같은 수법으로 밀수 산양삼을 재배해 유통한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계기관과 연계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영상=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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