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전우애' 빛난 JSA … 급류에 빠진 동료 구하다 4명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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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장병들이 급류에 휩쓸린 동료를 구하려고 강에 뛰어들었다가 네 명이 실종됐다.

육군은 "26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전진교 북쪽에서 훈련 중이던 JSA대대 소속 박승규(26.육사 59기) 중위 등 장병 네 명이 임진강에서 실종돼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임진강변에서 전술훈련 중이던 안학동(23) 병장이 실족해 먼저 강물에 빠졌다. 안 병장은 포탄이 강둑에 떨어지는 상황을 가상해 강가에 바짝 붙어 이동하던 중이었다.

안 병장이 물에 빠지자 중대장 변국도(29.육사 55기) 대위와 장병 세 명이 구조하러 곧바로 강물에 뛰어 들어갔으나 구하지 못하고 겨우 물 밖으로 나왔다. 특히 중대장 변 대위는 물에 뛰어 든 뒤 급류에 휘말리면서 300여m 강물에 떠내려가다 공병여단 도하중대에서 급히 진수시킨 단정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중대장을 뒤따라 강에 몸을 던진 소대장 박 중위와 강지원(21) 병장.김희철(20) 일병 등 세 명은 급류에 휘말리면서 안 병장과 함께 모두 실종됐다.

실종된 소대장과 장병 세 명은 미처 군화도 벗지 못한 상태에서 전우를 구하기 위해 급류 속으로 몸을 던졌다.

사고가 발생한 임진강 지점은 수심 4~5m로 급류가 흐르고 있었고 만조 때를 맞아 소용돌이도 발생했다.

육군은 사고가 나자 헬기와 특전사 스쿠버팀, 공병단정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소대장 박 중위는 지난달 말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 소대장이 전임자 임기 후 두 달 안에 부임하는 게 상례여서 소대장 임무를 한 달 정도 남겨둔 상태였다. 또 실족으로 강에 빠졌던 안 병장은 전역을 한 달, 안 병장을 구하려다 실종된 강 병장은 전역을 두 달밖에 남겨 두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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