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호흡기질환|폐암(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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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50세의 남자환자가 호흡곤란과 목소리가 쉬어 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주된 호소로 작년봄 병원을 찾아왔다.
병력을 들어보니 오래전부터 심한 기침을 해왔지만 담배를 많이(하루 40개비 정도)피우는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지내왔는데 그후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일이 잦고, 최근 2개월간은 3kg의 체중감소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병원을 찾아 X선 진찰을 받았더니 폐결핵이라고 하여 처방을 받아 치료를 했으나 일시 호전됐을뿐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촉진을 해보니 목부위에 임파절이 상당히 딱딱하게 만져져 입원하여 더욱 정밀한 검사를 받도록 했다.
기관지경 검사에서 기관지가 거의 막혀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암이 의심되어 조직검사를 한 결과 결국 폐암으로 확진됐다.
의료팀이 모여 치료방법을 의논했으나 이미 전이가 된 상태여서 수술을 못하고 방사선 요법과 화학요법을 실시했지만 약6개월 후에 결국은 숨을 거뒀다.
앞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침·혈담·흉통·체증감소 등을 폐암의 4대증상이라고 말한다. 호흡곤란·식은땀 등 일반적인 호흡기질환 증상과 같은 것들이 따르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폐암에서만 나타나는 특유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또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기침과 객담은 다른 이유로도 나올 수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쉽고 이미 혈담이 나올 때 쯤이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치료가 어렵다.
확인된 폐암의 치료는 아직 희망을 가질만한 것이 없다. 수술이 가능하면 제일 좋지만 전이등으로 손을 쓸 수 없어 실제로 폐암의 10% 이내에서만 절제수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이 안되면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을 쓰게되고, 이 두가지를 같이 쓰는 병합요법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0%정도인데, 그나마도 5년 이후에 재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폐암의 발병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통계적으로 보아 제일의 원흉으로 꼽히는 것이 흡연이다. 흡연도 종류, 피우는 양과 빨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다른데, 하루2갑반을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5배나 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담배를 많이 피우던 사람이라도 금연하게 되면 매5년마다 위험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알려져있다. 담배의 종류는 파이프나 시가보다는 권련이 더 많은 영향을 준다.
그밖에 오염된 대기나 크롬·니젤·비소·석탄가스·방사능물질 등에 노출도 폐암발생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폐암은 예방과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므로 원인물질을 피하고 정기검진을 생활화하며 이상이 있을 때는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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