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머나먼 3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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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볼 끝의 움직임이 좋았다. 홈플레이트 양쪽 끝을 파고드는 코너워크도 좋았다. 7이닝 동안 118개를 던져 81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한 제구력도 수준급이었고, 스태미나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큰 투구 폼 탓에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는 약점은 여전했고, 위기관리능력이 모자라 2사 후 점수를 거푸 내줬다.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은 그렇게 아쉬운 패전투수가 됐다.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벌어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7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으로 4실점해 팀의 3-5 패전을 책임지고 시즌 8패째를 떠안았다. 김병현은 1회 말 2사 1루에서 2점을 내줬고, 5회 말에도 2사 후 거푸 적시타를 내줘 2점을 더 허용했다. 시즌 2승8패에 평균자책점(방어율) 5.24를 기록했다.

1회 말 2사 1루에서 김병현은 맷 로튼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흔들렸다.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진루하자 유인구 위주의 승부를 걸다가 브래드 엘드리드에게 볼넷을 내줬고, 후속 타이크 레드먼에게 3루 쪽 내야안타를 맞아 2사 만루의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라이언 더밋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다 밀어내기를 의식한 마지막 공이 너무 깨끗하게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2타점 우전적시타를 얻어맞았다. 2사 1루에서의 도루 하나가 2실점으로 연결된 셈이다.

2, 3,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병현은 5회 말 2사 2루에서 제이슨 베이에게 2루타를 내줘 3점째 실점했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엘드리드에게 적시타를 맞아 고개를 숙였다. 김병현은 그러나 6, 7회를 다시 무실점으로 막아내 선발투수로서의 활용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김병현은 8회 초 로키스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로키스는 1-4로 뒤지던 8회 초 2점을 뽑으며 추격했지만 동점을 만들지는 못했고 8회 말 다시 1점을 더 내줘 결국 3-5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최근 두 차례 선발에서 13이닝을 소화해 후반기 선발투수로 고정 등판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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