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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판검사 등 사회지도층 음주사고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술이 뭐길래-.

최근 국회의원과 판.검사 등을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음주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까지 나서 각각 '폭탄주 금지령'과 '복무기강 특별단속' 지시까지 내렸지만, '힘 좀 쓰시는 분들'의 음주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올여름 잇따른 음주사고의 첫 테잎을 끊은 사람은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

곽 의원은 지난 6월 대구에서 지역 유지들과 골프모임을 가진 다음 일부 참석자들에게 맥주병을 던지는 등 취중 난동을 부렸다.

정치인 뿐 아니라, 법조계와 언론계.학계 인사들도 음주사고 대열에 줄줄이 합류했다.

청주지방법원에서 근무 중인 이모(32)판사는 지난 23일 오전 0시35분쯤 만취상태에서 택시를 훔쳐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판사는 청주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로 가던 중, 휴게소에서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린 사이 택시를 몰고 인근 톨게이트까지 10㎞를 달아났다.

그는 경찰조사결과 0.19%의 혈중알콜농도가 나와 절도와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15일에는 한 언론사 기자가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운전기사와 인근 호텔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연행됐다.

음주 난동성 행동도 잇따랐다.

지난 달 29일 술에 취한 채 인천행 대한항공편에 탑승한 서울 Y대 행정학과 정모(46)교수는 음식물 접시를 승무원에게 던지고, 비행기 조종석 앞에서까지 난동을 피우다 공항경찰대에 넘겨져 조사를 받았다.

음주단속을 맡고있는 경찰도 음주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지난 5월 전남 해남경찰서의 한모(50)경감이 음주 교통사고를 낸 직후 일선 경찰에 복무기강 특별단속 지시를 내렸으나, 지시가 내려진 사흘 뒤인 같은 달 16일 대구 달서경찰서 장모(48) 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이달 19일에도 광주 서부경찰서 김모(26) 경위가 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고 가다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광주 남부경찰서 이모(30)경장은 지난 6월 음주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직위해제 조치됐다.

사회지도층의 음주사고가 잇따르자, 네티즌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24일 중앙일보 인터넷 신문에 댓글을 남긴 권무룡씨는 "판사나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사람인만큼 술을 먹을 수는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일 수록 그 좋은 술을 먹고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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