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중국 '현대 신유학'의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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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서문화와 철학
양수명 지음
강중기 옮김, 솔
480쪽, 1만5000원

19세기 말 중국의 지식인들에게 닥친 현실적 과제는 서양의 과학과 민주주의를 주체적으로 소화해내는 것이었다.

전반적인 서구화를 주장하는 그룹과는 다른 관점에서 유교 전통과 서양의 근대성을 융합해내려는 일단의 흐름을 '현대 신유학(新儒學)'이라고 부른다. 11세기의 주자가 불교의 높은 파고에 맞서 전통 유교를 재해석해낸 신유학(新儒學)의 문제의식에 빗댄 용어다.

이 책은 현대 신유학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양수명(梁漱溟.1893~1988)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서양과 인도와 중국 사상의 차이를 비교 검토하면서 동서 문화의 상대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1921년 발간됐지만 두 가지 점에서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는 이 책의 문제의식을 통해 중국과 유사한 경험을 겪었던 20세초 한국 지식인의 고민 역시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오늘날 사회주의가 더 이상 사회통합의 지도적 이념으로 작용하지 않는 중국에서 새로운 통합의 원리를 '유교의 부활'과 현대 신유학에서 찾으려는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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