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정치학과에 첫 한국인 조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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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학교에서 밤새 공부하다 동틀 무렵 집에 돌아올 땐 너무 외로웠어요. 말도 잘 안 통하고 수업은 힘든데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집에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쓸쓸하던지…."

어학연수 한번 없이 미국 유학을 시작한 조석주(33)씨는 그렇게 5년을 보내고 올해 7월 1일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인으로 이 대학 정치학과 조교수가 된 것은 조씨가 처음이다.

조 교수는 1999년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로체스터 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공공선택이론 전공)에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연구하는 공공선택이론이 "예컨대 한국에서 벌어지는 내각제와 대통령제 간의 논쟁에서 각각의 제도가 어떤 투표제도로 조합되는 게 적절한 지 모델을 만들고 수학적인 계산까지 거쳐, 나름대로의 규범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8월 초 학위를 받을 예정인 그는 지난해 말 예일대 정치학과의 교수 초빙에 지원해 200명이 넘는 경쟁자를 제치고 교수직을 얻었다. 예일대는 미국 명문대의 사회과학 전공 초임교수 평균보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해 그를 영입했다.

예일대 정치학과는 학부의 학생수가 300명이 넘고 박사과정에만 100명이 재학 중이다. 현재 이 학교 정치학과에는 49명의 교수가 있으며 조 교수의 부임으로 50명이 됐다.

조해녕 대구광역시장의 외아들인 그는 다음달 15일 정치학과 대학원 신입생을 대상으로 공공선택이론의 기초과목인 수학을 강의하는 것으로 예일대 교수 생활을 시작한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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