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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내달 27일부터 8개월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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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다음달 27일 한국 뮤지컬계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실험을 치른다. 12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아이다'때문이다.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사상 최장 기간인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팝의 거장 엘튼 존,유명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비타''라이언 킹' 등의 작사가인 팀 라이스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무대 메커니즘이 화려하고 정교한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아이다'의 세 주역 옥주현(25.사진(中)).배해선(31.(左)).이석준(33.(右))씨를 지난 8일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났다. 극중 이집트의 장군인 이석준(라다메스)은 공주 배해선(암네리스)과 결혼하기로 돼 있었으나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 왕국의 공주 옥주현(아이다)과의 사랑에 눈멀어 끝내 조국을 배신한다. 세 사람은 '삼각관계'의 뜨거움과 공연에 대한 부담, 각오 등을 밝혔다.

이씨가, 극중 라다메스가 암네리스보다 아이다에 끌린 이유를 설명했다.

"남자들은 흔히 나약하고 여성스럽고 꾸미기 좋아하는 '늘씬 쭉쭉빵빵' 여성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 계급사회에서조차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아이다의 강인한 면에 더 끌린 거지.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강한 여성이 더 사랑받지 않나?"

"오-. 아주 정확한 해석이야." 당장 옥주현이 반응한다. "아이다는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강인한 여자에요. 스토리를 많이 끌어가는, 가장 부각되는 인물이죠". 또 패망한 나라의 공주로서,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어쩐지 한국적 정서와 맞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라다메스를 뺏긴 암네리스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배씨는 "사람들이 모두 아이다, 아이다 하는데 진짜 주인공은 암네리스에요. 순수하기 때문에 상처가 상처가 되지 않는 인물이죠"라고 끼어들었다. 암네리스는 또 장면 장면에서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그만큼 힘든 배역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두 공주는 신경전을 벌이지는 않았다. 이씨는 "옥주현씨가 뮤지컬은 처음이라 내심 걱정했는데 지낼수록 괜찮은 것 같다. 음악적으로 해선이와 내가 배울 점도 있다. 하지만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 같은 상태다. 들들 볶아서라도 잘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독인다. 그러자 옥주현이 "아줌마 아저씨가 따뜻하게 잘해준다(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물론 두 사람은 아직 처녀 총각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옥주현이 밝힌 '아이다'의 음악적 매력의 비밀. "암네리스의 노래가 셀린 디옹을 연상시킨다면 라다메스의 노래에는 록적인 요소가 많다. 반면 아이다의 노래는 굉장히 흑인적이다. '아이다'의 음악은 한마디로 '맛있는 퓨전'이라고 할까?" 02-2005-0114.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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