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이 제일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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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조치훈`명인·본인 방(혼인보)의 승전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지난 3, 4일 본인 방 2차 방어전에서의 승리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4개 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제7기 기성전의 도전 권을 10일 획득했다는 소식이다.
6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피나는 수련을 거쳐 일본 기계의 큰 타이틀을 휩 쓸고 있는 조치훈은 이제 우리의 긍지가 되었고, 그의 승전보에 모두가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그가 어떤 타이틀을 따내었다거나 방어했다는 것이 이제는 큰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당연히 그러려니 하게 된 것이다.
이번의 승전보도 그래서 조치동의 다른 많은 승리의 하나로 밖에 생각되어지지 앓을 것이다.
그런데 6월 들어 두 번째로 날아온 그의 승전보는 딴 승전보와는 다른 각도에서 받아 들여 보고 싶은 점이 있다. 이두 승리는 그 상대가「고바야시」9단이란 데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조치훈은 지금까지 일본기계의 거성들을 차례로 눌러 왔는데 몇몇 기사에게는 고전을 했다. 「사까따」9단 같은 사람이 그 대표적인 경우였다. 조치훈은 이들에게 몹시 시달리다가 2∼3년 전부터 그들을 승률에서 누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남은 사람이「고바야시」다.
「6승 15패」이것이 조치훈과「고바야시」의 지난해까지 전적이었다. 큰 시합이 있을 때마다 조치훈은 꼭「고바야시」라는 큰 벽을 만났던 것이다. 지난해 일본 최대타이틀인 기성전도전자 결정 준결승에서 그에게 고배를 들었다. 그에게 그 때 이겼더라면 기성 타이틀이 지금 조치동의 수중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고바야시」에게 조치훈은 올 해 들어 3승 1패의 기록을 거두고 있다. 6월 들어서는 두 번 싸워 두 번 다 이겼다는 소식이 온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고 생각하다 보면『좀 성급하기는 하지만 이제 조치동이 일본기계에서 그를 대적할 만한 사람이 거의 없는 명실상부한 제1인자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하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일본 바둑 팬들의 인기투표에서 조치훈은 일본 제일의 기사로 뽑혔고 많은 기사들도 그를 일인자로 꼽는데 인색하지 않았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무엇했는데 최근의 그의 승전보는 이제『조치훈이 제일이다』고 믿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임재걸 기자> @@임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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