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구조 악화는 정책잘못 탓|「중소기업 뼈아픈 소리 좀…」고함도 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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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O…7일 상오 호텔신라에서 열린 경제각료의 실업계 인사와의 간담회에는 4백여명의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2층 다이내스티홀을 꽉 메웠다.
회의가 시작되자 정주영 전경련회장은 『78년의 급격한 고세율정책, 79년의 고금리, 그리고 통화긴축 등 정부의 3가지 정책이 시장을 몰락시키고 기업재무구조를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경영의욕을 잃게 했다』고 주장,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계에 의욕과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
기업인들은 기업과 종업원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었으며 이에 대한 보완대책을 빨리 마련하라고 다그쳤다.
특히 편히 앉아서 돈 장사하는 사채업자를 규제해야하지만 너무 심하면 중소기업이 죽게된다고 하소연.
금융자율화를 주장하는 경제계에 대해 나웅배 재무장관은 『경제성장의 주축인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경기불황이 계속되어 이것이 금융부실로 연결되었다』고 주장, 정부 혼자서가 아니라 기업도 이 문제를 똑같이 풀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간담회 중간 부문에서 대기업의 경영난 문제에 관한 질문이 몇 차례 나오자 어느 중소기업인이 벌떡 일어나 『의장, 중소기업의 뼈아픈 소리도 들어주시오』라고 소리치며 자동차부품 육성책을 마련하라고 촉구.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정부가 3개월 어음을 끊지 말아달라고 대기업에 당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중소기업제품을 구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획원은 이 간담회에서의 경제장관 답변내용을 충실히 하기 위해 5일(토요일)늦게 각 경제단체로부터 예상 질문을 받아 답변자료를 만들었으나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 모두 털어놓고 솔직이 답변하라』는 김 부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를 중단, 관계부처에서는 오히려 당황한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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