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심장 - 혈액 조절(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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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심장은 하나밖에 없는 장기인데다 워낙 맡은 역할이 중요하다보니 신체 각 기관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한 나라의 경제가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금융기관이 서민의 주택구입 대출, 대기업의 다액 대출, 사회변동에 따른 급격한 통화증발 등을 적절히 운용하듯이 심장도 24시간 움직이는 신체의 원활을 의해서는 수시로 많은 요구를 받게 된다.
격심한 운동을 하게되면 팔·다리의 근육은 심장에 더 많은 피를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위장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장기쪽에서도 이쪽으로 많은 피를 보내라는 전갈을 보낸다. 또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때는 머리가 더 많은 피를 요구하며, 그때그때 피를 더 보내느라고 심장이 빨리 뛰기 위해서는 심장 자신이 쓰는 혈액의 양도 늘어나게 된다.
이렇듯 피를 필요로 하는 기관들이 각기 시차를 두고 요청해 올 때는 별문제지만 한꺼번에 여러기관이 모두 피를 요청하면 심장은 파산하고 만다.
우리 체내의 피는 경제적인 분량(5ℓ)만을 갖고 있어 동시에 모든 기관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다.
물론 많은 피를 갖고 있으면 좋겠지만 평시에 필요없는 피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심장의 피는 우선순위를 두어 더 급한 쪽에 먼저 보내지고, 덜 중요한 곳은 나중에 공급하든가 아예 무시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신체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가장 큰 역할은 뇌 속에 연수(연수)가 맡고 있으며, 그밖에 경동맥동(경동맥동), 칼슘농도 등도 피의 박출량과 연관을 갖고 있다.
이는 흡사 은행에 대한 대출요구가 많을 때 전체적인 자금계획·사회적인 필요성의 판단은 은행장이 내리지만, 지점장이나 영업부장 선에서도 행장에게 고객의 요구에 따라 대출상신을 하는 것과 같다.
피를 많이 공급하기 위한 박동수의 조절은 연수에 있는 자율신경인 교감신경과 미주신경 중추가 맡고 있다.
온몸의 활동에 따른 정보가 연수에 도착하면 이의 분석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고, 피를 많이 보내야겠다는 결정이 나면, 교감신경이 심장박동을 일으키는 동결절에 자극을 빨리 일으키도록 명령한다. 이런 지시에 따라 심장은 평소 1분당 5∼6ℓ의 피가 나가던 것을 최대 1백ℓ까지도 내보내게 된다.
일단 피가 심장에서 나오게 되면 다시 자율신경이 피의 흐름을 유도, 필요한 부위에는 많이 보내고 덜 필요한 부분의 핏줄은 수축시켜 피의 흐름을 적게 해준다.
경동맥동에도 혈압변화를 감지하는 기관이 있어 심박동수에 관계하며, 칼슘은 심장근육 수축력에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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