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특정인을 비난하기 위한 '가짜 뉴스'까지 나돌아 뉴스를 취급하는 인터넷 포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이버 폭력이 뉴스를 가장하는 단계까지 이른 것이다.
11일 포털업계에 따르면 한 인터넷 포털 뉴스 게시판에 '장필화 교수, 군복무 가산점 제도 부활 논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란 제목의 기사가 올랐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화여대 여성학과 장 교수는 한 여성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출산.가사 등 여성들의 과중한 부담에 비해 남성의 병역은 오히려 부담이 적고 편한데 남성들이 왜 군복무에 대해 혜택을 원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나약한 남성들을 믿고 기대온 한국 여성들이 안쓰럽다"며 남성들을 비난한 것처럼 쓰여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남자가 그렇게 증오스러우면 너희들끼리 나라 하나 만들어서 국방 다 책임져라"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어떤 잡지와도 그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인터넷상에 그런 기사가 떠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확인해봤으나 잡지의 이름도 분명하지 않아 해당 글이 실린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최근 벌어졌다. 이달 초 메가 엔터프라이즈의 신작 게임 '콩콩 온라인'이 '카트라이더'를 표절해 넥슨이 이를 고소하기로 했다는 허위 기사가 연합뉴스 명의로 유포됐다. 넥슨 관계자는 "조사 결과 한 네티즌이 연합뉴스의 국제부 기자 이름을 표절해 소설 같은 허위기사를 작성해 다른 네티즌들의 사실 확인 전화가 쇄도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가수 겸 라디오 진행자인 이현우씨의 사망설이 기사 형식으로 인터넷에 유포돼, 당사자가 "나 살아 있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뉴스 포털에 실리는 기사는 포털 뉴스팀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네티즌이 작성한 글이 기사로 둔갑할 수 없다"며 "다만 댓글이나 게시판이 이 같은 허위 기사를 유포하는 채널로 이용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