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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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밤들자 논 개구리
큰 소낙으로 퍼부었다
쑥대 풀 연기 피워
멍석 깔고 누워보면
톡 쏘아
극성을 피울
높낮이의 모기 소리.
초롱한 별빛 무리
물길처럼 아슬하면
한 줄기 어둠 물고
달아나는 반딧불
찌르륵
벌레도 울어.
아, 정겨운 나의 고향.
선선한 바람자락
홑이불을 걷어 놓으면
풍만한 가슴 열고
다가오는 달 그림자
맡겨 본
이 풋풋한 알몸
훔쳐보는 밤의 정적.
박자몽<울산시 야음동 364의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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