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마르티네스 '30승과 바꾼 올스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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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페드로 마르티네스(33·뉴욕 메츠)가 올스타전 출전을 고사했다. 1997년 이후 8년만에 내셔널리그 대표로 참가한다는 의미가 있었지만, 꿈의 무대에 나서는 것보다는 휴식을 택했다. 후반기 등판을 위한 특급 에이스들의 올스타전 기피는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된 것. 하지만 마르티네스에게는 보다 특별한 경험이 있다. 97년 17승8패 방어율 1.90 탈삼진 305개의 화려한 성적으로 첫 사이영상을 따낸 마르티네스는 시즌후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 사이영상 수상 후 곧바로 트레이드가 된 최초의 선수가 됐다. 98년 19승7패 방어율 2.89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적응기를 끝낸 마르티네스는 이듬해부터 공포의 질주를 시작했다. 5경기 4승1패 방어율 2.21로 4월을 마친 마르티네스는 5월 6경기에서 6승무패 방어율 1.84를 기록하며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 6월 5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2.25를 기록, 석달동안 16경기에서 무려 14승을 따냈다. 이에 1968년 데니 매클레인(디트로이트) 이후 대가 끊긴 30승투수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술렁임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마르티네스는 1988년 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이후 처음으로 15승으로 전반기를 마친 투수가 되며 아메리칸리그의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선택됐다. 올스타전 마운드에 오른 마르티네스는 내셔널리그의 1번부터 4번타자인 배리 라킨(신시내티)-래리 워커(콜로라도)-새미 소사(시카고 컵스)-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를 모두 4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명장면을 연출하며 MVP를 따냈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 전력피칭을 한 후유증이 곧바로 찾아왔다. 마르티네스는 결국 후반기를 부상자명단에서 시작했고 30승의 꿈은 날아갔다. 8월에 돌아온 마르티네스는 다시 8월 5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1.80을 기록했고, 9월 5경기에서는 4승무패 방어율 0.88로 시즌의 마지막 순간까지 위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마르티네스는 23승4패 방어율 2.07 탈삼진 313개의 눈부신 성적으로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문제는 30승이 아니었다. 이듬해부터 마르티네스는 거의 매년 올스타전을 전후로 부상자명단에 들어가거나 부상을 당했고 점점 '외계인'의 위력을 잃기 시작했다. 올스타전에서의 4K와 많은 것을 바꾼 마르티네스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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