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록시멀 데이터' 인수로 빅데이터 역량 강화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가 미국의 빅데이터 관련 업체인 ‘프록시멀 데이터(Proximal Data)’를 인수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벤처회사는 대용량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활용해 기업용 서버의 성능을 올리는 ‘캐싱(Caching) 소프트웨어’로 유명하다.

지난 2012년 인수한 ’엔벨로(Nvelo)’가 PC용 SSD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이번 프록시멀 데이터의 기술은 서버용·데이터센터용 SSD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삼성전자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확보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프록시멀 데이터의 캐싱 소프트웨어인 ‘오토 캐시’는 가상화 서버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데이터를 SSD에 저장해 놨다가 효율적으로 불러와 저장장치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2년 ‘플래시메모리 서밋’ 행사에서 플래시메모리 기술부문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선 기업의 가치를 4000만 달러(약 43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삼성 측은 인수금액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인수에)굉장히 거액을 들이고 한 것은 아니다. (평가 금액보다는)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확보한 프록시멀 데이터의 솔루션을 서버용 SSD에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차원 V낸드를 기반으로 한 SSD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3차원 V낸드는 평면(2차원)에 많은 회로를 넣는 대신 수직(3차원)으로 회로를 쌓아올려 집적도를 높인 삼성전자만의 첨단 플래시메모리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인 서버용 SSD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캐싱 기술을 활용하면 서버 시스템 자체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며 “이번 인수로 자체역량을 높여 서버고객들에게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110억 달러(약 12조원)에 머물렀던 세계 SSD 시장 규모는 2017년엔 235억 달러(약 25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미주연구소의 밥 브래넌 전무는 “프록시멀 데이터의 핵심기술 확보로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SSD 비즈니스를 더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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