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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홈페이지 자주 바꾸면 신경증 성향 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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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를 보면 주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 연구팀은 심리학 강의를 듣는 서울대생 116명의 미니 홈피(싸이월드)를 관찰한 뒤 홈피 사용 행태와 심리적인 성향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최 교수는 "미니 홈피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외향적이거나 신경증 성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심리학상 신경증 성향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인터넷 미니 홈피 사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신경증 성향이 높은 A양(19)의 경우. A양은 하루 평균 150분간 홈피에 접속하고 자신의 홈피를 자주 방문했다. 자신의 홈피 제목이나 소개 내용을 이틀에 한 번꼴로(한 달에 16차례) 바꿨고, 다른 사람의 홈피에 거의 매일 방문해 10분 이상 머무르면서도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것은 두 차례뿐이었다.

반면 외향적인 성격인 B양(20)은 하루 평균 70분간 미니 홈피를 이용하면서 자신의 홈피보다는 다른 사람의 홈피를 더 자주 방문했다. 자신의 홈피에는 하루에 한 번 들르면서 홈피 제목은 한 달에 3~5차례 바꿨다.

연구팀 관계자는 "A양과 B양 두 사람 모두 하루 1시간 이상 홈피를 이용하지만 신경증 성향이 있는 A양은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상징하는 가상의 캐릭터(미니미)의 자세도 심리상태와 연관성이 있었다. 앞뒤, 좌우를 볼 수 있는데 미니미가 뒤로 돌아선 경우 신경증 성향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컸다. 앞을 보는 사람은 외향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일촌(홈페이지에 등록된 친한 친구), 일촌평(일촌이 평가한 글)이 많을수록 외향적이었다. 사진첩 폴더가 많거나 단체사진이 많이 등록된 사람일수록 집단의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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