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에 사상범 10만5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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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건진특파원】북괴당국은 현재 최소한 10만5천명의 반체재인사들을 수용소에 억류하고 있으며 북한내에는 이들사상범들을 위한 8개의 주요사상범집단수용소와 25개의 일반교화소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뉴욕 타임즈지가 11일 서울발기사로 보도했다.
한국의 국가안전기획부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이 보도는 지금까지 북한내에 별도의 사상범수용소가 있다는 사실이 공식으로 확인된것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정보당국자들은 최근북한을 탈출해온 3명의 귀순자들의 증언과 미국의 공중정찰등의 방법으로 이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2면>
지금까지 확인된 북한내사상범수용소를 지역별·규모별로 보면 중공과의 접경지대인 함경북도온성군수용소가 2만7천명을 억류, 가장 규모가 크며 회령군수용소에 2만명, 함경북도경성군수용소에 1만5천명, 함경남도정평군요덕면수용소에 1만3천명, 함경남도정평군수용소에 1만명이 억류돼 있다.
이밖에도 북평양지구에있는 2개의 수용소에 각각1만5천명과 5천명의 사상범이 억류돼 있으며, 자강도에 있는 제3의 수용소에는 수미상의 사상범이 수용돼 있다고 한국관리들이 말했다.
정보관리들은 이같은 사실을 지금 폭로하는 것은 오는 15일에있을 김일성의 70회생일잔치와 아무 상관이 없으며, 북괴내 반체제인사들 수용소의 존재는 4년간의 노력끝에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기획부의 한 고위관리는 서울에서 가진 회견에서 「사상범수용소를 포함한 북괴의 실정을 사실그대로 알려줌으로써 북한사회에 대한 국제적인 지식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통일노력을 향한 길을 닦아두자는 것이 우리의희망』이라고 말했다.
북한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고위관리는 『10만5천명이라는 사상범의 숫자는 우리가 확인한 최소한의 숫자이며 실제억류된 사상범과 수용소의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77년 일본에서 북한간첩으로 암약하다가 귀순한바있는 신영만씨(57)는 일본으로 파견되기전인 72년에 함경북도 철리에 있는 한 사상범수용소에 안내된적이 있었다.
북한당국은 일본에서 그의 임무가 실패할 경우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사전에 경고해 두기위한 것임이 분명했다.
수용소건물과 내부를 샅샅이 살펴본 신씨는 『수용소건물은 정상적인 집이 아니라 절반은 동굴같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오두막이었다. 쌀쌀한 이른봄날씨였는데도 수용자들의 옷은 다 떨어진 누더기였고 맨살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용자들은 모두가 창백하고 앙상하고 비참한 모습들이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북한에 두고온 부인과 6명의 자녀들이 지금쯤 수용소에서 고생할생각을 하기만하면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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