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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도약 역사적 기회 새만금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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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최대 민간 싱크탱크인 허쥔 컨설팅의 리쑤 주석은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이 아시아 평화를 해칠 수 있다”며 “일본의 반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만금이 동북아 물류와 첨단 기업 허브로 성장하면 동북아 전체 국면을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중국 최대 민간 싱크탱크인 허쥔 컨설팅(和君創業咨詢集團)의 리쑤(李肅·59) 주석은 한국 재도약의 기회는 ‘새만금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박진(현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전 국회 외통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중국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부상하는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국가 전략도 소개했다.

 -4월에 ‘곡선 구간에서 추월한다(灣道超車)’는 보고서를 냈다. 무슨 뜻인가.

 “산업화에 뒤진 중국은 지금까지 전통 제조업에 집중해 세계(선진국)를 추월하려 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인터넷을 통해 산업 업그레이드를 하면 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 더 빨리 세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봤다. 인터넷이 곡선구간인 것이다(자동차 경주에서 추월은 언제나 곡선구간에서 이뤄진다). 6억 명이 넘는 네티즌을 가진 중국은 인터넷 산업에서 세계적 우위가 있다. ”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성공 신화가 실례인가.

 “둘의 공통점은 혁신인데 성격이 좀 다르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은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중국 산업의 생태를 바꿨다는 점에서 샤오미보다 영향력이 크다. 그는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전통적인 회사보다 빨리)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은 인터넷 환경 속에서 회사와 상품 판매를 어떻게 혁신하는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인터넷은 중국 사회의 온갖 모순을 분출하는 창구 역할도 한다.

 “중국 엘리트는 나약하고 힘이 없다. 현재 시 주석을 비판하는 사람은 13억 인구 중 5만 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대신 외부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길 더 바란다.”

 -‘중국의 꿈’의 본질은 무엇인가.

 “세 가지다. 첫째 경제 대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가는 꿈이다. 시 주석은 경제가 비상하는 시기에 주석이 돼 세계 최고 수준의 강력한 경제 건설을 자신하고 있다. 둘째는 문화의 꿈이다. 시 주석이 한때 지인들에게 “박근혜 대통령도 중국 고전을 공부하는데 우리는 뭐 하는 거냐”며 질책한 적이 있다. 그는 중국이 아무리 강해도 세계가 그 문화를 알아주지 않으면 대국이지 강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꿈이다. 이는 미국과의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통해 평화롭게 세계로 부상하는 꿈이다.”

 -부자들의 해외 탈출은 없나.

 “시 주석은 부패 척결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높이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사상 지금처럼 당내 반대가 없었던 적이 없다. 부자들의 해외 이민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도 이중 국적을 허용해야 한다. 그러면 부자나 엘리트가 미국 국적을 취득해도 중국 국적은 포기 안 한다. 경제적 이익은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

 -민간 싱크탱크에서는 일본을 어떻게 보나.

 “ 일본과 언젠가는 경제에서 충돌할 텐데 전쟁할 필요도 없다. 중국 내 일본 기업 단속만 해도 게임은 끝난다. 일본 같은 폐쇄적인 나라는 군국주의로 흐르기 쉽다. 자신들이 약해지면 극단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아베가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역사 왜곡하고 우경화 길을 걸을 것이다. 아시아 평화를 위해 일본의 반성이 절실하다.”

 -한국의 새만금 특구에 관심이 많다.

 “새만금은 본질적으로 우리가 12년 전 추진했던 신의주의 꿈과 같다. 당시 우리는 신의주 개발을 위해 김정일과 6차례 회담하고 최종 행정특별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무산됐다. 새만금이 성공하려면 인간과 상품·돈이라는 3개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즉 국적에 관계없이 무비자로 출입하고 상품을 교역하며 입·출금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의 린더(林德) 그룹이 독일 슈베린 시에 있는 파크힘 공항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 세 가지 자유를 보장해 현재 중국의 유럽 관문으로 성공했다. 새만금이 동북아 물류와 첨단기업 허브로 성장하면 동북아 전체 국면을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엔 역사적 기회다.”

 -그럼 북한의 황금평과 나선 특구는.

 “에너지와 추진 동력 그리고 정책이 없어 성공하기 어렵다. 중국 자본도 북한을 믿지 않는다. 중국과 한국·북한이 혁명적 방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정리=최형규 베이징 특파원
만난 사람=박진 전 국회 외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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