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찍고 바로바로 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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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에 사는 장진아(30.주부)씨는 요즘 두 살 난 아들의 육아일기를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포토프린터로 출력해 일기에 첨부한다.

장씨는 "포토프린터를 마련한 후 디카로 찍은 사진 중 그날 그날 맘에 드는 것만 골라 출력한다"며 "아들이 결혼할 때 육아일기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카가 대중화하면서 가정에서도 손쉽게 사진을 뽑을 수 있는 보급형 포토프린터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 작고 가벼워 들고다니기 편해=최근 출시되는 포토프린터는 워크맨처럼 보일 정도로 작고 귀여워졌다. 여행을 가거나 야외로 나갈 때도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또 최근엔 '픽트브리지'란 직접 인쇄 표준화 기능을 채택한 포토프린터가 나와 디지털카메라를 제조한 회사에 관계없이 호환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HP의 '포토스마트 325'와 '포토스마트 365'는 깜찍한 초소형 디자인에 무게도 1.17㎏에 불과하다. 충전배터리만으로 쓸 수 있고 자동차의 시거잭 어댑터로도 충전할 수 있다. '375 모델'에는 편집 기능까지 있어 프린터 상에서 사진을 잘라내거나 확대하고 명암을 조절할 수도 있다. 가격은 20만원대.

후지필름의 '피비(PiVi)'는 가로 12.65㎝, 세로 9.8㎝의 손바닥 크기에 무게가 205g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포토프린터 중 가장 작고 가볍다. 어둡게 찍힌 사진이나 역광 사진을 밝게 보정해주는 기능이 있다. 무선으로 데이터 송수신도 가능해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프린터에 연결하지 않고도 뽑을 수 있다. 가격 18만원.

◆ 선을 연결할 필요없이 바로 출력=포토프린터 업계의 기술 경쟁이 가열되면서 그 동안 노트북.휴대전화.PDA 등에 적용되었던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 모듈이 탑재된 포토프린터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 코닥.삼성.엡손코리아.한국HP 등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 한국코닥의 '이지쉐어 프린터 독 플러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인 블루투스 및 위피(Wi-Fi)를 지원한다. 반경 10m 거리의 카메라폰.디카.PC.노트북에 저장된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받아 출력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SPP-2040'은 ' 모바일 프린팅 레디(MPR)' 기술 표준을 적용, '7-in-1' 메모리카드슬롯과 픽트브리지 방식은 물론 USB 블루투스 모듈을 통한 무선프린팅까지 지원한다. 그래서 각종 카메라폰들과 폭 넓게 호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9만원대.

엡손코리아는 4×6 사이즈 전용 포토프린터인 '픽처메이트'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빛.오존에 강한 엡손의 새로운 '파워맥스 잉크'를 사용해 사진을 100년 이상 선명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HP의 포토프린터 '포토스마트 375.325'도 USB 블루투스모듈(옵션)을 이용해 무선으로 출력할 수 있다.

◆ 잉크젯 vs 염료승화식 중 선택해야=포토프린터는 잉크젯과 염료승화식의 두 종류로 나뉜다. 잉크젯은 헤드 노즐을 통해 피코리터(pℓ) 수준의 미세한 잉크 방울을 분사해 전용지 등 매개체 위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염료승화식은 컬러 패널로 구성된 리본롤을 이용, 프린터 헤드로 리본상의 4색 염료를 순차적으로 가열.승화시켜 전용지 표면에 증착해 이미지를 만든다. 염료승화식은 사진전문출력소용 장비에도 채택될 정도로 화질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하지만 잉크젯도 최근 7색 잉크(엡손), 9색 잉크(HP) 프린터 기술 등의 신기술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반면 잉크젯은 소모품 비용이 염료승화식보다 약 4분의 1수준으로 훨씬 싸다. 출력에 사용하는 프린터 용지도 전용지뿐 아니라 면티 등 다양한 소재에 출력할 수 있다. 국내시장에선 현재 잉크젯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염료승화식이 점점 더 팔리고 있다. IT분야의 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전세계 A6(4×6인치) 크기 포토프린터 시장에서 염료승화식(134만대)이 잉크젯(108만대)보다 더 팔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글=장정훈, 사진=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