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 항공주, 안개 뚫고 상승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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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비틀거리던 항공주들이 30일 모처럼 웃었다.

기름값이 오르면 항공기 요금을 더 받는 유류 할증료제도가 7월부터 확대 시행돼 고유가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데다, 우려했던 조종사 파업도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30일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300원(1.74%) 오른 1만7550원에 장을 마쳤다. 유가 급등 여파로 24일부터 나흘 연속 내린 끝에 반등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155원(3.63%) 상승한 4420원에 마감했다.

대한투자증권은 이날 두 회사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6개월 목표주가를 대한항공 2만5000원, 아시아나항공 5500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대한한공 2만2800원, 아시아나항공 5200원 등으로 목표주가를 냈다. 대투증권 오창석 연구원은 "항공유 가격이 연초보다 40% 이상 뛴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올랐지만 3분기 이후로는 유류할증료가 확대 시행돼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류할증료 제도는 유가가 크게 오를 경우 유가와 탑승 노선에 따라 승객 1인당 2~30달러의 요금을 올려받는 제도로 4월부터 요금 신고제 구간에서 시행 중이다. 7월부터는 정부로부터 요금을 인가받는 노선까지 확대 시행된다.

대투증권은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유류할증료 확대로 하반기에 약 350억원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또 29일 두 회사 조종사 노조가 7월4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파업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됐다.

삼성증권은 이날 "항공사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파업결정을 내린 것은 실제 파업보다 회사측과의 협상에서 교섭력을 늘리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일부 예상 처럼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치달을 경우 항공주는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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