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와인도 '짝퉁' 판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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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 병에 3000달러(약 306만원)나 하는 1982년산 프랑스 와인 '샤토 페트루스', 500~1500달러인 호주산 '그랜지'나 이탈리아산 '사시카이아'가 가짜(짝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짝퉁 최고급 와인이 범람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한 탁상출판기술이 발달해 정교한 상표 제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탁월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맛으로만 구분하기는 어렵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와인업자들이 고액권 화폐 위조 방지기술을 도입하는 등 가짜 상표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랑 크뤼급 고급와인인 프랑스 보르도 마고의 '디상' 2002년산에 부착된 금빛 상표에는 정교한 위조 방지장치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위조방지용 홀로그램과 미세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예 가짜 상표가 필요없는 짝퉁도 있다는 데 있다. 비운 병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위조범들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1460달러 하는 '샤토 라투르'의 빈 병에 적당히 오래된 중품 와인을 채우면 감쪽같이 진짜로 둔갑하게 된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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