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한 농어촌 총각 4명 중 1명 외국인 신부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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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결혼한 농어업 종사 남자 가운데 4명 중 1명꼴로 외국 여성을 신부로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업에 종사하는 남자의 결혼 건수가 전체 남자의 결혼 건수와 비교해 크게 적은 데다 신부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중국.베트남 등 해외에서 신부를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통계청의 '농어업 종사자 결혼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업에 종사하는 남자의 총 혼인건수는 6629건으로 전체 남자 혼인건수(31만944건)의 2.1%에 그쳤다. 또 지난해 농어업 종사자와 외국 여자 간 결혼은 1814건으로 농어업 종사자 결혼의 27.4%를 차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남자 혼인 건수에서 농어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2% 안팎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농어촌 이탈이 심화하면서 결혼 적령기의 농어업 종사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농어업 종사자 중 외국인 신부를 맞이한 비율은 지난해 한국 남자의 전체 결혼 중 외국 여자와의 결혼 비중(8.2%)보다 세 배 이상인 수치다.

지난해 한국 농어업 종사자와 결혼한 외국여성은 ▶중국 879명 ▶베트남 560명 ▶필리핀 195명 등의 순서였다. 한국 농어촌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성 중 3개국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0%에 이른 것이다. 이어 몽골(54명), 태국(34명), 우즈베키스탄(25명)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 외국 신부를 많이 맞이한 곳은 전남(269명), 경북(256명), 충남(243명) 등의 순서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어업 종사자의 외국인과의 결혼 통계를 이번에 처음 작성했지만, 최근 이런 결혼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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