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내일 김무성 세 차례 만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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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에 박근혜(얼굴) 대통령을 맞는 여의도에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회를 자주 찾지 않았다.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에 온 건 재임 5년 동안 한 차례씩에 불과했다. 총리를 대신 보내 온 게 관례였다. 박 대통령이 29일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에 오면 그 기록들을 넘어서게 된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대통령이 2년 연속 시정연설을 직접 하는 건 박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박 대통령은 경제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국회의 초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로선 새해 예산안이 법정심사 기일(12월 2일) 내에 처리돼야 원활한 예산 집행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 또 세월호특별법 제정안, 경제수익은닉방지법 개정안(유병언법) 등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법안 처리를 위해서도 여야 협력은 필수다. 시정연설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직접 내보일 수 있는 자리다. 시정연설 뒤 여야 정치인들과의 회동은 연말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는 박 대통령은 여야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배석한다.

 특히 개헌론과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서먹해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는 하루에 세 번 만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 면담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 환담 ▶여야 지도부 회동에 나설 예정이어서다.

 ◆박 대통령, 비공개 현충원 참배=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5주기 다음날인 27일 오후 비공개로 서울 국립현충원의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20분간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매년 10월 26일 현충원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유족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었지만 지난해 대통령에 취임한 뒤로는 참석한 일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신분으로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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