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식 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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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년엔 마치 내 일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그림을 그려 댔어요. 이젠 나이도 들고 해서 앞으로 개인전을 다시 갖게 될 것 같지 않군요.』구상계열의 작가로 화단에서 중진의 위치를 굳히고 있는 서양화가 윤중식화백(69)이 개인전을 마련했다(23∼31일·현대화랑초대).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 출품작 수는 모두40여점. 여느 때와는 달리 60·70년대의 작품도 출품하게돼 희고전적 성격을 띤다.
『생활이 어려웠던 시기의 작품에는 내 자신의 고민과 희열이 합쳐져 나타난 반면 작년에는 즐거움만으로 가득 찬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
그래서인지 편안하고 안정된 화면추구에는 변화가 없으나 단순해진 형태에 더욱 명쾌하고 밝은 색채로의 변화가 최근작에서 두드러진다.
『작가는 무엇보다도 청빈해야한다고 느껴요. 한 세계만을 집중적으로 추구해 가노라면 그런 인간이 될 수 있겠지요.』그의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새도 따지고 보면 추한 인간 대신 아름답고 순진한 것을 추구하려는 그의 상징적 표현이다.
아직 신문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은 좋은 편. 그러나 작년에 하루7∼8시간씩 작업하는 등 무리를 한 까닭에 『당분간 좀 쉬어야겠다』며 예의 수줍은 (?)미소를 남겼다.
윤 화백은 국전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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