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 지지율, 여성 각료 2명 사퇴 이후 9%포인트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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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오부치 유코(小?優子) 전 경제산업상 등 여성 각료 2명의 동반 사퇴 이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이 24~25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53%로 직전 조사(10월 3~5일)보다 9%포인트 하락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7%로 7%포인트 늘었다. 아베 총리가 여성 각료를 2명에서 역대 최다인 5명으로 늘린 직후인 지난달 3~4일 조사에선 지지율이 64%를 기록했다.

오부치 전 경제산업상이 불투명한 정치자금 문제로 사임한 데 대해 "당연하다"는 응답은 73%에 달했다.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전 법무상이 지역구에 부채를 배포,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다 물러난 데 대해서도 53%가 “당연하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층 안에서도 "사퇴가 당연하다"는 응답이 각각 69%(오부치)와 50%(마쓰시마) 나왔다. 아베 총리 임명 책임에 대해선 "책임이 크다"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가 48%로 동일했다.

아베 내각의 여성활약 정책에 대해선 "기대한다"는 응답이 56%로 7%포인트 떨어졌다.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좋게) 평가한다"가 41%(직전 51%)로 내려갔고,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44%(직전 39%)로 올랐다. 아베 총리가 12월 초순 결정키로 한 ‘소비세율 10%’ 인상안에 대해선 "찬성" 26%, "반대" 71%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42%로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오부치 등을 집중 공격, 낙마시킨 민주당은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집권 이후 최고치인 9%로 이달 초 조사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다.

아베 내각은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경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은 25일 "지지율 하락은 국민 비판의 표시”라며 “옷깃을 여미고 똑바로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민당 한 중진의원은 26일 요미우리신문에 "경기만 좋으면 지지율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 반등으로 기세가 오른 민주당은 아베 내각과 자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민주당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은 25일 TV도쿄 방송에서 “(정부·여당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빨리 (중의원을) 해산해 준다면 고마운 일”이라며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실시를 아베 총리에게 촉구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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