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모기는 사라져야 할 몹쓸 존재라고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자연은 알고 있다

앤드루 비티·폴 에얼릭 지음, 이주영 옮김

궁리, 348쪽, 1만2000원

모기는 사람에게 참으로 귀찮은 존재다. 하지만 새의 먹이사슬에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 유충은 물고기들의 소중한 먹이다. 이렇듯 지은이는 생물을 보는 '사람 중심주의'적 시각을 정면에서 반박하면서 일종의 '내재적 접근'을 시도한다.

예로 특별한 종류의 우렁쉥이에는 항암물질이 존재한다. 그런데 한 마리에 들어있는 양이 너무 적다. 과학자들은 생태계의 상호연관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우렁쉥이를 잡아먹는 천적 줄지렁이는 항암물질을 소화하지 않고 몸에 고스란히 축적한다는 사실을 발견, 줄지렁이에서 이 물질을 고농도로 추출했다.

이렇듯 항암물질이 든 우렁쉥이가 유용하다고 해서 이를 잡아먹는 줄지렁이는 사람에게 손해를 준다고 보는 것은 단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지구상에는 학계에 보고된 것만 150만종, 추정상으론 1500만~2000만 종의 생물이 산다. 이들은 서로 아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상호의존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나의 종이 멸종하면 다른 종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인간의 삶은 물론 기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충이 많아진다든지 기후가 이상해지는 것도 다양성이 파괴되면서 벌어지는 결과일 수 있다.

게다가 멸종된 종의 생물학적 가치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지은이는 "현존하는 어떠한 생물공학 기술로도 새로운 종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돈을 낭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면서도 인류에게 큰 이득을 주는 종 다양성이라는 생물학적인 재산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에는 게으르다"고 지적한다. 호주와 미국의 생물학자들이 이 책을 지었다.

채인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