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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약물중독」일경찰, 수사에 착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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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신성순 특파원】한국의 권투선수들에게 약물을 먹여 소속 권투팀 선수들의 타이틀획득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가네히라·마사끼」(김평정기)전 프로복싱 교오에이(협영)팀 회장에 대해 전 일본프로복싱협회 간부들이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함으로써 파렴치한 일본 프로권투계의 흑막사건이 본격적인 형사사건으로 다루어질 것 같다.
도오꾜(동경) 경시청은 전 일본프로복싱협회(JBC)간부들의 수사요구에 따라 9일부터 관계자들에 대한 사건청취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사원을 제출한 간부들은「아베·고오지로」(아부행사낭)동 협회 상담역 등 간부3명으로 이들은 수사원에서『약물사건이 전 세계에 보도되고 있으며 실제로 약물이 먹여진 사람도 있는 것 같으므로 조속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줄 것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가네히라」측은 약물사건을 폭로한『주간문춘』의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 형사·민사 쌍방에 걸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경찰의 진상규명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전 일본복싱협회는 8일 긴급 간부회를 열어 9일 중「가네히라」전 회장을 불러 진상청취를 하기로 했다.
「가네히라」씨는 JBC일부회원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선 주간문춘지와 정면으로 대결하여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말하면서 9일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JBC는 8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이번 고발이 협회와 관계없는 아부인사의 개인적 행동임을 확인하고 앞으로는 분파적 행동대신 협회전체가 신중히 사태해결에 임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 프로복싱계에선 『「가네히라」스캔들』이 그 동안 프러모터·매니저와 복서간의 부조리 및 파벌싸움 등으로 곪을 대로 곪은 환부가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공통의 커미션룰에 따르면 매니저는 대전료의 33%이상을 받을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매니저가 흥행을 하는 프러모터를 겸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아 매니저료는 규정대로 받고 여기에다 또 대전을 주선한 대가를 더 추가하는 불합리한 형태가 되고있다. 복서로서는 이것이 당연히 불만인데「구시껜·요오꼬」(전WBA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도 나중에는 이 같은 불만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또 세계챔피언은 매니저에겐『황금계란을 낳는 닭』이기 때문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복서를 챔피언자리에 올려놓으려는 복싱계의 체질 때문에 이번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난 것이다. 이외에 2년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JBC회장선거에서는 반드시 파벌싸움이 표면화돼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JBC회장선거에서는 재선을 노리는「가네히라」씨와「가와가미」(천상촌성)씨가 격렬히 대결, 결국 두 사람 모두 회장후보를 취소하여 결국「가와이」(하합철랑)씨가 회장으로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 두 번째 선거에서도 양파간에 괴문서가 난비 했다.
이번에 「가네히라」씨를 고발한 그룹도 반「가네히라」파로 알려져 이번 문제는 파벌항쟁이 표면화된 것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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