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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성' 샤라포바 윔블던서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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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러시아 출신의 테니스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18.세계 2위.사진)가 20일(현지시간) 개막된 영국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괴성 때문이다.

샤라포바가 서브를 받아넘기며 내뱉는 신음소리가 너무 커 상대 선수는 물론 관중까지 괴롭히고 있다는 원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윔블던 대회의 노장 심판인 앨런 밀스는 "경기 중에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선수는 실격시켜야 한다"며 샤라포바를 1순위 대상으로 꼽았다고 영국의 일간지 선이 21일 보도했다.

샤라포바는 1월 호주 오픈에서도 지나치게 소리를 질러 TV 중계를 지켜본 시청자들이 방송국에 잇따라 항의 전화를 했다. 5월 프랑스 오픈에선 TV 스포츠 해설자가 "난 정말 샤라포바의 경기를 사랑한다. 하지만 제발 입 좀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샤라포바와 맞붙는 선수들도 그녀의 신음소리가 집중력을 잃게 한다며 여러 차례 항의한 바 있다.

샤라포바가 지르는 괴성의 크기는 100 데시벨(dB)로 테니스 선수 중 단연 으뜸이다. 비행기가 이륙시 내는 소음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다. 한때 괴성으로 유명했던 모니카 셀레스도 93 dB에 불과했다.

그러나 샤라포바는 주변의 항의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나는 네 살 때부터 고함을 질러와 이제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 없다. 고함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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