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교입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고교입시제도 보완작업이 74년 평준화 이후 8년 만에 추진되고 있다. 문교부는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내년부터 평준화 지역 내 일반 고교 중 종교계학교에 이교도 (이교도)가 배점을 기피할 수 있도록 해 「선 지원-후 배점」(선 지원-후 배정)의 길을 터주는 학교 배점방법 보완작업을 펴고 있다.
문교부는 또 과학고교·어학고교 등 학교별 선발 시험을 거쳐 학력에 따라 입학할 수 있는 영재교육의 길도 열어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재고교는 평준화 지역 내에서 비 평준화 고교의 성격을 갖게 되고 득점과목을 전 교과시간의 30%이상 이수토록 하면서 일반고교 교육을 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행 고입제도를 8년 간 시험 해 본 결과 고교 평준화시책이 지역·학교간 교육격차 완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질 집단을 수용하게 됨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개인차에 의한 마찰 등 부작용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력의 상·하 집단혼합으로 수업-학습효과가 극도로 떨어져 학력을「하향평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교육계에서는 지적하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점에서 볼 때 문교부의 보완책은 학생선발에 관한 한 뚜렷한 보완책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영재고교도 극히 일부를 감당할 수 있을 뿐이다.

<종교계학교 배정>
서울을 비롯, 전국20개 평준화지역 고교수험생들은 내년부터 자신이 믿는 종교와 다른 종교재단에서 설립한 사립고교에 배점되는 것을 기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문교부 방침이다.
현재 전국에는 1백73개의 종교계학교가 있다.
이에 따라 강제로 배정돼 타종교를 믿는 척 해야하는 모순은 일단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근본적 보완책은 못 된다는 것이 고교 교사들의 지적이다.

<영재고교>
내년에 수원에 과학고교를 설립하고 이를 각시·도에 확대하는 한편 어학고교도 병행 해,특히 우수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교육시킬 방침이다. 컴퓨터배정이 아니라 경쟁입시를 통해 학생을 선발, 하향 평준화를 완화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제도를 통해 일부 특수 재질을 가진 학생의 능력개발은 확실히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역시 그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고, 근본적인 보완책과는 거리가 있다.

<하나의 대안>
서울시교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학군별 선 지원_후 배정방법을 지난 24일 문교부에 건의했다.
학군별로 수험생이 고교를 지원하도록 하고, 지원자가 입학정원을 초과하는 학교에서는 연합선발고사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하게 하는 방안이다. 탈락자는 2 또는 3지망 교에서 다시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문교부는 이에 대해 평준화의 기본전제인 개인차 ·무시 (개인차 무시) 정신에 어긋나고, 다시 입시 과열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선교육계에서는「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평준화시책의 보완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열 차가 극심한 학생을 같은 교실에 수용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너무 심각해 고교 교육자체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는 현실진단 때문이다.
종교문제는 문교부의 보완책으로 일단 해소될 수 있겠지만, 학습지도·생활지도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동질집단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원을 허용할 경우, 명문교가 생기고 과열입시가 되살아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는 학군이란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일이고, 그것도 학군조정으로 부작용을 거의 없앨 수 있다 는 것이다.
이들 교사들은 또 교육에서 경쟁의 소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과열경쟁이상의 해독이 있다고 지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