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필자 빈곤…어려움 겪는 음악지|『피아노음악』 곧 창간…모두 3 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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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클래식음악을 다루는 월간잡지『피아노음악』이 2O일께 발매될 4월호를 앞세우고 창간된다. 이로써 『월간음악』『음악세계』에 이어 3번째 월간음악전문지가 탄생되는 셈이다.
이를 계기로 월간 음악잡지의 현황과 문제점등을 알아봤다.
월간 클래식 음악잡지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월간음악』(발행인 금수현)은 70년7월에 창간되어 82년3월호로 통권 1백33호를 기록했다. 발행부수는 1만5천∼1만7천. 사육배판 1백60페이지로 정가는 1천8백원.
편집진이 밝히는 편집방향은 현재 한국음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의 충실한 기록과 음악계의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제시. 재능 있는 젊은 음악가와 음악도의 발굴·소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얘기한다.
편집내용중 비평에 상당히 중점을 두어 전체의 25∼30%, 해외 음악정보와 국내음악계소식이 각각 15%씩, 음악애호가 페이지 10%, 기타. 필자로는 각 음악대학 교수등 전문가 및 해외에서 갓 돌아온 음악가들이 주로 등장한다.
음악전문가와 음악도들을 주된 독자로 편집계획을 짜고있어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지나치게 전문적이라는 평이다. 제작비중 광고비로 충당되는 비용은 10%정도.
『음악세계』(발행인 이병무)는 74년3월에 창간되어 이번 3월호로 통권 97호를 기록했다.발행부수는 약1만. 사육배판 1백52페이지로 정가는 1천8백원이다.
창간당시에는 전문적인 음악가를 주된 독자층으로 잡아 편집되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음악애호가가 늘어가는 추세에 맞춰 점점 애호가쪽으로 편집방향을 바꿔가고 있단다.
지난 1년간「바르도크」의 피아노곡등 피아노강좌에 중점을 두어 매달 25페이지씩을 할애해왔다는 편집국장 안완희씨는 『할 일도 많고 독자개발의 여지도 무한하나 경제적 뒷받침이 약하고 좋은 원고를 쓸 수 있는 전문필자의 빈곤등이 음악전문지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아노회사광고·연주회예고등 광고의 양이 한정되어 있어 『음악세계』의 경우 총 제작비중 광고비로 충당되는 부분은 30%미만. 경영상태는 『음악세계』 『월간음악』 모두 겨우 수지를 맞춰 가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창간되는 『피아노 음악』은 음악출판사 음악춘추사를 경영해 온 여병남씨가 발행하는 것인데 정진자교수(서울대음대·피아노)가 제작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배판 1백54페이지, 정가는 2천원을 매길 것이라고.
음악평론가 유신씨는 『한국 음악 전문지들이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데다 나름대로의 식견과 필력을 가진 음악가가 많지 않아 알찬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음악계 자체에도 아카데미즘에 뿌리내리지 않아 음악잡지가 설 땅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음악전문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인 평론을 옳게 쓸 편집자나 평자도 많지 않고 음악가들도 그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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