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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뚝섬서 '나눔 장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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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이명박 서울시장(왼쪽)과 부인 김윤옥씨가 판매 봉사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자, 추억의 '빼딱구두' 하나 들고 가시죠. 안 팔리면 저도 집에 안 가요~"

18일 쾌청한 날씨를 자랑한 낮 12시.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에 이명박 서울시장의 걸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시장은 부인 김윤옥씨와 나란히 서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모은 하이힐.스타킹을 직접 몸에 매달고 옛 동네 헌 물건 장수 흉내에 여념이 없다. 이내 가수 설운도씨까지 합류해 트로트 '차차차'.'누이' 등을 부르며 호객하자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6월 셋째 주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나눔장터'를 위해 이명박 시장의 가족과 서울시 공무원 20여 명이 특별 일일 장터를 열었다. 서울시 4500명의 공무원이 6월 내내 기증품을 수집해 모두 8872점을 모았고 그 가운데 서예낙관 세트, 던힐 향수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귀중품도 눈에 띄었다. 마침 이날은 뚝섬 장터 인근에 위치한 뚝섬 서울 숲이 문을 열어 가족나들이를 나온 10여 만 명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호황을 누렸다.

4살짜리 아들 김준겸 군과 함께 장터에 구경 온 김영진(39.송파구 잠실동)씨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단돈 3000원에 구입하는 횡재를 했다. 김씨는 "오늘 오후에 들릴 뚝섬 숲에서 학교를 마치고 돌아올 아들 둘과 함께 인라인을 탈 수 있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명박 시장은 "중.고등학교 시절 뻥튀기 등 행상을 하며 단지 내 몸 추스르기 위해 살아야 했던 시절을 딛고, 이제는 바로 예전의 나와 같은 사람들을 돕게 됐다"며 "경찰 단속을 피해다니던 불법 노점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떳떳이 물건을 팔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후에는 이 시장의 양복 상의 2벌 등이 경매에 부쳐졌다. 13만 원에 양복을 낙찰받은 박경순(39.은평구 갈현동)씨에게 이 시장 부인 김씨는 "내가 오늘 아침 남편 옷장에서 몰래 빼왔으니 한번 빨아 입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일일 장터에서는 경매 수입 39만 원을 포함해 모두 502만원의 수익금을 거뒀으며 이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장학금 마련에 쓰인다. 또 이날 일반시민과 단체들이 뚝섬장터에서 모은 1997만원의 수익금은 전국 61만명의 독거노인 돕기에 사용된다.

한편 정보통신부와 대우 인터내셔널이 이날 안국점 등 전국 7개 매장과 양재점에서 각각 '아름다운 토요일'을 열여 모두 2539만원의 수익금을 가게에 전달했다.

이원진 기자

47호 '전주 모래내점' 24일 개장

이번 주에도 아름다운 가게가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24일에는 아름다운 가게 47호점인 전주 모래내점이 문을 연다. 안혜숙 산부인과 1층에 위치한 모래내점은 오후 2시 개점 행사와 함께 판매를 시작한다.

25일 서울지역 3개 매장에선 특색있는 기업들의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가 오전 10시 30분 같은 시간에 시작된다. 안국점에서는 요리잡지 '쿠켄'이 웰빙요리 시연회와 함께 주방용품 바자를 연다. 테팔 프라이팬.냄비 등 주방용품 200여 점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삼선교점에서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넥슨.엔씨소프트 등 8개 게임 관련 업체가 '게임 가족과 함께하는 나눔' 행사를 연다. 게임 CD, 프로게이머 싸인 티셔츠 등 게임 관련 용품을 다량 판매할 예정이다. 서울역점에서는 현대홈쇼핑 쇼핑호스트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바자를 연다.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재고 상품이 현장에서 재활용품 가격으로 판매된다.

김은하 기자 <insight@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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