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I Report] 마을마다 특산품 '1촌 1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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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1세기는 지방이 승부처'-.

이 신념을 갖고 지난 26년간 '일촌일품운동'을 일궈온 히라마쓰 모리히코(平松守彦.81.사진) 전 오이타현 지사는 '지자체 경영의 귀신'으로 통한다. 일촌일품운동은 한 마을마다 특산품을 발굴해 지역자립을 꾀하는 커뮤니티 살리기 운동이다. 오이타현에 있는 58개 시초손은 표고버섯, 보리소주, 온실 감귤, 고등어 등 한가지씩의 특산물을 갖고 있다. 일본 전국적으로 이 운동이 확산돼 지금은 340개 품목이 선보이고 있다.

히라마쓰 전 지사는 "1980년대는 일촌일품운동으로 지역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애를 썼다면, 90년대는 '지방 불안의 시대'를 '지방 안심의 시대'로 바꾸는데 주력했고, 이제는 지역의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비교한다면.

"새마을운동은 관치에 의한 위로부터의 운동이지만 일촌일품 운동은 지자체 스스로가 하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입니다. 역대 한국의 대통령들과도 만나 두 운동 간의 교류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인천.광양.울산 등과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삼위일체'개혁과 일촌일품 운동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요.

"지방분권의 기본은 지역자립입니다. 중앙정부와 현에 의존하는 체질을 고치지 않으면 지역에 미래는 없습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일촌일품운동입니다."

-그런 운동하나만 갖고 지역균형발전이 될 수 있을까요

"지역이 자립정신을 갖고 움직이니 자연히 지역공업기반도 다져져 이제는 일본의 유수 기업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일촌일품운동이 초석이 된 셈이죠." (실제로 오이타현은 두개의 지도를 갖고 있다. 하나는 농수산물 등 특산품 지도이고 또 하나는 반도체, 자동차, 화학, 광(光),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이 포진한 테크노 폴리스 지도다)

79년부터 24년간 오이타현을 키워온 히라마쓰 전 지사는 현재 일본항만진흥단체연합회 회장, 전국고속도로건설협의회 고문, 오이타 일촌일품 국제교류추진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요즘엔 올 11월 중국 시안(西安)에서 개최되는 '일촌일품 서미트'준비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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