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수명 10년 길어진 인공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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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치료의 마지막 탈출구다. 1990년 초 국내에 도입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매년 10%씩 증가해 지난해의 경우 2만3000여건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 인공관절 수술은 크게 두 갈래로 발전하고 있다. 수술기법과 인공관절의 재질.모양이 그것이다.

수술기법 중 대표적인 방법이 반치환술이다. 종래 인공관절을 통째로 바꿔 끼던 것을 망가진 부위만 부분 교체하는 것이다.

절개부위를 최소화하면서 정확성을 꾀하는 수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술도구가 작아지면서 종래 15㎝ 내외의 절개선은 10㎝ 정도로 줄었다. 여기에 센서와 적외선 장치를 이용한 3차원 영상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절개길이가 짧아지고 대퇴골과 무릎 아래쪽 경골, 발목 관절이 일직선을 이루면서 제품의 수명이 길어지고, 환자가 하루 만에 걷는 등 회복이 빨라졌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무릎 인공관절 발전의 또하나 분수령은 제품의 내구력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임상가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세라믹형 인공관절'이 그것이다. 관절은 아래뼈와 위뼈, 그리고 가운데 충격을 줄여주는 연골로 구성된다. 인공관절도 모양과 기능은 같다. 문제는 인공재질의 아래.위뼈 표면이 플라스틱 연골과 마찰하면서 서서히 닳는다는 것.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은 "기존 인공관절은 수명이 10~15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60세 이하 환자들의 경우 항상 재수술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이 병원의 경우 지난해 2017건의 수술 중 12%인 244건이 60세 이하 환자로 분석됐다.

▶ 연골이 닳은 기존의 인공관절(사진위)과 세라믹형 인공관절.

기존 인공관절 재질은 코발트 크롬이라는 금속이다. 이번에 소개된 인공관절은 지르코늄 금속으로 표면을 산화시켜 마치 세라믹처럼 매끈하게 만들었다. 기존 제품의 마찰력을 100으로 봤을 때 새 제품은 15%밖에 안돼 적어도 수명이 10년 이상은 늘어난다는 것. 미국의 경우 2001년 이후 1만5000여건이 시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과 힘찬병원, 연세사랑병원 등 개원가에서 적용하고 있다.

고 원장은 "수술의 정확도와 재질의 내구력 증가로 인공관절도 25년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며 "60세 이하의 환자에게 적극 권장할 만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기존 가격에 개인부담이 6만원 정도 추가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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