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m 길이 아마존 아나콘다, 함평에 똬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21일 전남 함평군 ‘양서·파충류 생태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미얀마 비단뱀을 몸에 감고 즐거워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남미의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아나콘다는 ‘뱀의 왕’으로 불린다. 큰 뱀은 길이가 10~20m나 되면서도 얼룩말·염소 등이 나타나면 목을 감아 순식간에 목숨을 빼앗을 정도로 날쌔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아나콘다가 지난 7월부터 전남 함평에 들어와 살고 있다. 이 뱀은 길이가 5m, 무게는 20㎏이나 나갈 정도로 크다. 한 마리를 들어 옮기는 데 인부 6~7명이 동원된다. 한두 사람이 덤볐다간 자칫 꼬리에 휘감겨 질식사를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선태 함평군 관광개발담당은 “TV나 잡지에서만 보던 아나콘다를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두께 12㎜의 유리 보호막을 이중으로 설치했다”며 “산 염소와 토끼만 먹이로 제공할 정도로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개관한 전남 함평군 ‘양서·파충류 생태공원’ 전경.

 전남 함평군이 21일 ‘양서·파충류 생태공원’을 개관했다. 뱀을 소재로 한 공원으로는 국내 최초다. 195억원이 투입된 생태공원은 함평군 신광면에 부지 8만5000㎡, 연면적 2673㎡ 규모로 조성됐다.

지상 1층에는 한국관· 체험관·교육관을, 2층에는 사막관·정글관·영상관을 마련했다. 별관에는 아나콘다관이 들어서 있다. 생태공원에는 뱀·도마뱀·개구리·거북이 등 총 89종의 양서류와 파충류 666마리가 전시돼 있다.

 아나콘다는 초록·노랑 아나콘다 등 7마리를 전시했다. 큰 것은 800만원, 작은 것은 300만원씩을 주고 브라질에서 수입했다. ‘침묵의 살인자’ 킹코브라 2마리도 들여놨다. 길이 3m의 킹코브라는 가만히 누워있다가 인기척이 들리면 곧바로 역삼각형 머리를 50㎝~1m 높이로 쳐든다. 독을 2~3m까지 내뿜어 눈에 맞으면 장님이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거북이는 아프리카 서부에서 18마리를 들여 왔다. 50~60살에 등 너비가 1m나 된다. 공원의 귀염둥이로 사랑받는 동남아산 토케이 게코 도마뱀도 있다. 몸에 보라·노랑·빨간색이 섞인데다 부리부리한 왕눈을 가져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생태공원 입장료는 어른 3000원, 군인과 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000원이며 단체는 20% 할인해 준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주변에 식물 40여만 본을 갖춘 자연생태공원과 나비·곤충 엑스포공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손 잡고 찾을 만한 학습·관광 코스로 안성맞춤”이라며 “앞으로 교육용 체험학습장을 조성하고 수학여행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