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전달의 2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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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뇌가 우리 몸의 최고 사령부로서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사령부인 뇌는 어떤 방법으로 예하부대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지시를 내릴까.
인체는 이원화된 정보교환 방법을 갖고있다. 하나는 신속함이 요구되는 통신인 전기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전달체계가 늦은 화학물질에 의한 전달 방법이다. 마치 전쟁터에서 상급부대와 일선소대간에 연락을 취할 때 부대장끼리 무선통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과 전령을 자동차로 보내, 문서나 구두로 전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이원화시스팀은 인체는 원래 살아있는 화학공장이므로 화학물질에 의해 전달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무리가 덜 가지만 때에 따라서는 신속한 전달이 요구될 때가 있는 때문인지도 모른다.
기억의 탐색·관만·창조 등을 위한 뇌신경 세포끼리의 정보교환은 전기적인 신호를 사용하며 피부에서 느끼는 감각들은 화학물질로 전달된다.
실제로 아이가 뜨거운 쇠꼬챙이를 집으려 할 때를 생각해보자. 아이는 벌겋게 단 쇠꼬챙이를 우선 시각신경을 통해본다. 이 정보가 망막·시각중추를 통해 뇌 속에 들어가면 신경세포들은 회로망을 따라 복잡하게 전기적인 정보를 교환, 이 물체는 뜨거운 것이므로 집지 말라는 명령을 손에 내린다.
그러나 쇠가 꺼멓게 되었을 때는 비록 뜨거운 것일지라도 시각만으로는 판단이 불가능해 손으로 하여금 집어도 좋다는 OK사인을 보낸다.
많은 회로망과 기억을 갖고있는 성인은 주변상황을 보아 조심스럽게 손이 접근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불쑥 집게된다.
이때 손에 있는 온점과 통점은 뜨거운 감각을 받아 화학물질을 방출, 뇌로 정보를 보내고, 뇌는 즉시 떼도록 손의 운동신경에 전기적인 신호를 보내 손해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그 다음은 이 위기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울도록 운동신경에 지시, 『앙-』하고 울음이 터져 나온다.
학자들은 사람의 뇌 속에서 만도 30여 가지의 전달 화학물질을 발견한 단계에 있으며, 일부 정신병은 어떤 화학물질이 결핍되어 정보전달이 안될 때 일어나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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