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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학제개편 공청회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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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17일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이 서울 쌍림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약대학제개편 공청회’ 개최를 저지하기 위해 출입문을 막고 있다. 공청회는 의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최승식 기자

4년제인 약대 학제를 6년제로 개편하기 위한 공청회가 의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무산됐다.

교육부와 대한약사회 등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쌍림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15층 강당에서 약대학제개편 공청회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150명의 대한의사협회 회원이 공청회 시작 전에 단상을 점거하고 강당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와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 때문에 200여 명에 이르는 약사들과 교육부 관계자들은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교육부 측은 약사.의사협회 관계자들과 현장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공청회를 7월 5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권용진 의사협회 대변인은 "현재 약대 대학원 진학률이 5%에 그치고 병원에 근무하는 약사도 전체 약사 중 5% 미만인데 이들을 위해 수업연한을 연장하는 것은 국민 의료비 부담만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규진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처방전 검토와 환자들의 약 복용 지도를 위해 수업연한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남의 학문에서 공부를 더 하자는데 방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현창 대한약사회 사무총장은 "의약 분업 이후 의사협회 측에서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며 "약사법과 의료법에 따라 약사와 의사가 하는 일이 다른데 학제가 바뀐다고 해서 약사가 의사를 흉내내려 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학부과정 2년을 끝낸 학생을 선발해 4년간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내용의 약대 학제개편방안 정책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홍 교수는 "특수 전문직업인 양성에 필요한 적절한 수학기간 확보, 약사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실무실습기간 확보, 6년제 약대의 세계적 추세 등에 맞춰 약사 양성교육은 수학기간 6년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2년간 기초.교양교육은 약대에서 관여하지 않고 기초과학 등 유관학과에서 받게 되며 의대처럼 예과생을 미리 뽑는 것은 아니다"며 "본과에서는 3년간 전문지식을 공부한 뒤 1년간 실습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7월 말까지 약대 학제 개편안을 확정해 2009학년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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