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 일등 공신은 아널드 파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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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미스는 “성공하려거든 e메일을 보내지 말고 전화기를 들어라. 기술이 오히려 정감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막는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디 오픈, 윔블던, 마스터스, LPGA투어 등 굵직한 스포츠 중계권을 주무르는 피터 스미스(69) IMG 부사장이 방한했다.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참관 차 한국에 온 그를 대회장인 영종도 스카이 72골프장에서 만났다.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MG에 입사해 44년째 근무하고 있다. 처음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스타와 리그를 대리해 라이선스 업무를 했다. IMG의 창업자 마크 매코맥은 86년 스미스에게 새로운 임무를 맡겼다. 스포츠 중계권을 전세계에 보급할 전략을 마련하라는 거였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스미스가 묻자 매코맥은 “비행기에 타서 집에 돌아오지 말라는 얘기”라고 했단다.

 이후 그는 한 달에 2주 정도를 해외에서 보냈다. 특히 아시아를 좋아한다고 한다. “유럽에 있는 것보다 한국이나 일본에 있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음식과 문화가 좋고 동양의 역사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스포츠 중계권 사업은 독보적인 IMG의 영역이 됐다. 그는 “스포츠와 TV의 관계는 자동차와 휘발유의 관계 같은 것”이라며 “TV가 없으면 스포츠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표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IMG는 한국의 최경주, 박세리를 비롯해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등 최고 선수들을 대리하거나 대리했던 회사다. 스미스도 최고 스타들과 일했다.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누구였을까. 스미스는 “쉬운 답이다. 아널드 파머다. 그는 부자들의 스포츠였던 골프를 대중들에게 가지고 왔다. 뛰어난 외모와 카리스마가 있었고 수많은 관중 한 명 한 명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그가 활약하던 때는 텔레비전이 발전하기 시작되던 시기였다. 파머는 가장 적절한 때에 나타나 텔레비전과 스포츠를 동시에 키운 인물이다. 현대 골프는 아널드 파머 때문에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 마케팅을 만든 창업자 마크 맥코맥에 대해 “비전과 아이디어가 많았다. 돈을 벌면 세계화를 위해 쏟아 부었다. 항상 최고들과 함께 일하려 했다. 아널드 파머, 잭 니클러스 등 골프 선수뿐 아니라 로드 레이버 등 다른 종목(테니스) 선수, 비달 사순 등 패션계 인물, 호세 카레라스 등 음악계 인물까지도 포괄했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IMG에서 롱런한 비결에 대해 스미스는 “44년 동안 똑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항상 일하고 싶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나 이상으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존중해줬으며 출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골프 핸디캡은 14. 그는 “아이에게 정직함과 에티켓을 가르칠 수 있는 가장 교육적인 스포츠가 골프”라고 했다.

영종도=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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