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당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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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악진흥의 본거지가 될 「국악당」의 건립계획이 마침내 확정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국악계의 원년에 걸친 숙원이라는 점에서 우선 반갑고, 그로해서 우리 국악이 비로소 올바른국민적 인식과 이해속에 획기적 발전을 기할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도 된다.
국악을 사랑하고 국악에 몸바쳐왔던 국악인들에 있어서는 벌써부터 국악전용연주시설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컸었다.
60년대에 정부가 민족문화예술진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화려한「민족문화센터」의 청사진을 필쳤을때 국악인들의 기대는 성취되는 듯 했었다.
그러나 완공된 국립극장에서 국악전용연주장을 찾을수 없었을때 국악인들의 실망은 컸었고 국립국악원이 국림극장의 셋방살이 신세로 전락했을때 우리 국악의 존재는 철저히 무시되었던 것이다.
그런 사정을 생각하면 이번 국악당건립계획의 확정은 실로 우리국악의 앞날을 밝게하는 쾌사가 아닐수 없다.
더우기 이 국악당이 「상설연주장」은 물론 대규모 「국악자료실」까지 마련, 운영하리라는데 이르러선 절로 흡족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우리 「국악」이 이제야 제대로 대접을 받고 그럼으로써 국민일반의 이해를 넓히며 국제적으로도 그진가를 발휘할수있을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또 실제로 이 계획을 보면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라도 듣고싶은 국악을 감상할수 있는 국악감강실도 마련하고있다.
우선 국민이 올바른 국악을 자주 접할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발전인 것이다.
그점에서 국악당 완공과 함께 현재l백명인 단원을 2백명으로 늘리고 정기연주회도 현재 수준의 3배인 60회정도를 소화한다는 계획이나 초·중·고교교사의 대대적인 국악연수 기회가 마련되리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처럼「국악당」이 국악보급운동의 원동력이 되리라는 기대는 크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국악의 진흥문제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 발전의 방안들을 따져볼 필요를 느낀다. 물론 정부는 이미 발표한 80년대 새문화정책가운데서 국악진흥방안을 언급하고 있으며 이 국악당의 건립도 그 일환임은 분명하다. 그 방안의 하나로 을해부터 11개교육대학에서 국악과목을 필수화했고 4개 지방대학이 국악과를 신설하고있다.
이것은 지난날의「국악」박대에 비하면 현저한 발전이다.
그러나 이런 발전은 학교와 사회의 일반적인 국악중친의식과 제도로 밑받침되어야 건실할수가 있다.
초·중·고교의 음악교육에서부터 국악과 양악의 비중을 균형있게 하여 교재펀찬에서부터 악기사용의 실수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전환이 있어야겠다.
또 방송매체에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는 국악프로의 방송시간과 내용을 충실화할 필요가 있다. 컬러방송과 함께 사라져버린 순수국악프로의 소생도 필요하며 대중적 인기에만 영합한 민속악만이 아니라 아악과 무용등 폭넓은 국악이해의 기회를 넓혀가야할 것이다.
그것은 국악인의 대우에도 충실히 반영되어야겠다. 국립극장 산하의 같은 공연단체이면서도 국립창극단원들의 봉급수준이 다른 단체에 비해 차이가 나는것도 시정되어야겠다.
국악인들은 수십년의 각고와 수련가운데서 그 기능을 얻은만큼 학벌이 없다고 무시될수는 없다.
국악인들이 스스로「1년에 한두차례 명절이나 잔칫날 챙겨입는 한복같은 멋없는 신세」를 한탄하게된 오늘의 현실은 결코 그대로 지속되어선 안되겠다.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속에서 자라온 우리 고유의 자랑스런 음악을 우리가 스스로 외면하거나 경시할수는 없다.
더우기 국악이 선율적이고 정서적인 독특한 음악형식으로 세졔적 평가를 받고있는 오늘에,우리의 국악존중정신과 사랑은 한층 높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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