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국적포기' 실명 공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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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적 포기자를 자녀·손자로 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실명이 더 공개됐다. 14일 MBC TV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은 지난해 11월 국적법 개정안이 발의된 뒤 국적을 포기한 1678명(해외공관 접수자 제외)의 명단을 분석, 자녀·손자가 국적을 포기한 전직 고위관료 8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경원 전 주미대사, 정구영 전 검찰총장, 박성상 전 한국은행 총재,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 장승태 전 체신부 장관, 김영섭 전 청와대 경제수석, 오자복 전 국방부 장관 등이다.

'PD수첩'의 최승호 책임 프로듀서는 "장관급 이상 인사의 경우 그 사회적인 영향력을 생각할 때 법적 분쟁을 불사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그러나 현 참여정부의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김모(여)씨를 비롯해 전 H자동차 사장, 전 G건설 대표, S전자 전무, S생명 상무 등 경제계 인사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 대해 김경원 전 주미대사는 "아들이 국제금융회사에 다녀 손자(18)는 해외 생활을 오래 했고 지금도 홍콩에서 살고 있다"며 "나와 국적 포기에 대해 상의하지 않아 내용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방송에서 나를 끌어들이니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박성상 전 한은총재는 "내 아들 일이라면 그렇게 안 했겠지만, 손자 일에 할아버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느냐"며 "지난해 12월 국적 포기를 신청한 사실도 당시에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지영.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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