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공동연구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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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고대문화의 보고『삼국유사』에 대한 공동연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사학·한문학·국문학·국어학·불교학·민속학등 다양한 전공분야의 중견·소장학자들이 모여 그간의 연구성과를 검토하고 기존연구의 한계를 인식하며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모색하여『삼국유사』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밝히게 될 이 공동작업은 벌써부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1차적인 작업은「삼국유사」의 연구사적 검토」-.
최병헌 교수(서울대·국사학)가 「저자 일연에 대해서」, 김상현 교수(단국대·국사학)가 「간행과 유통」, 김도연교수(국민대·한문학)가「번역상의 제문제」, 남풍현교수(단국대· 국어학)가「국어학 분야의 문제」, 조동일교수(한국학대학원·국문학)가「삼국유사 설화연구사와 그 문제점」, 노태돈교수(서울대·국사학)가「고대사」, 설익진교수(동국대·불교학)가 「고대불교사」, 서영대교수(인하대·국사학)가「종교와 민속학」분야를 각각연구사적으로 검토하는데 오는 3월까지는 마칠 계획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2차적으로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갈 예정. 장기계획으로 윤독의 과정을 거치면서 분야별로 종합적인 고찰을 마치는 대로 그때마다 연구보고서도 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에 있었던 1차 모임에선 김상현교수가「간행과 유통」, 조동일교수가「삼국유사 설화연구사와 그 문제점」을 연구사적으로 검토하는 발표가 있었다.
조교수는 그동안 몇 차례 시도되었던『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에 대해 먼저 72년6월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에서 열렸던 학술회의는 처용설화를 표제로 내걸었으나『삼국유사』설화를 연구하는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 국문학·민속학·역사학·국어학등 여러 분야가 광범위한 토론을 벌이는 기회였었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는 주제발표를 넘어서서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문제들이 두루 제기되었는데, 쟁점은 국문학·민속학 쪽과 역사학 쪽의 상호불신과 비관이었다.
『결국 설화를 다루는 쪽과 역사를 살피는 쪽, 그리고 사상을 다루는 쪽은 상대방의 작업을 자기 연구 안으로 끌어들여야만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조교수는 지적한다.
그 후 73년3월 운단학회가 주최한 또 한번의 토론회는 각 분야의 특수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논의가 전개되었기 때문에 개별적인 문제점이 오히려 큰 비중을 차지하고 더 큰 쟁점을 잠재하고 있었다.
79년10월 경주에서 열린 또 다른 학술회의는 우선 주제발표자의 분야와 수가 전례없이 많았다는 점이 주목된다.『삼국유사』내용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을 하고자 불교·설화·역사분야는 물론 고고학·미술사·식생활사까지 보탰으나 결과는『삼국유사』가 제공해주는 자료가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해줄 뿐 공동의 문제는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한편 78년9월부터 계속된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의『삼국유사』윤독회도 이러한 종합적인 연구의 한 시도였으나 현재 정돈상태에 있다.
조교수는『결국 역사연구에서는 필요한 사료나 얻고, 불교를 다루는 쪽에선 필요한 방증이나 구하고, 고고학·미술사에선 발견을 위한 단서나 찾고, 국어학에선 신나어연구를 위한 자료만 보게되면 전체적인 내용은 그 어느 분야도 관심을 갖지 않고 만다』고 설명하면서『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공동연구에 대한 의식이 다져지지 않으면 아무리 여러 분야의 여러 학자가 모인다 한들 서로 관심을 넓히는 정도의 소득이상은 기대하기 힘들게 마련-.
이미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이번『삼국유사』의 공동연구가 그간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삼국유사』의 내용이 총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기를 학계는 바라고 있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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