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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호남 민심, 꿈틀대는 정가] 한나라당 서진 기대감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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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에 2007년 대선은 당의 존폐가 달린 승부다.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이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는 호남이다. 호남은 각종 선거에서 번번이 한나라당에 1~3%의 표를 던져 좌절을 안겼다. 그동안 당내에선 사실상 호남을 포기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그러나 새로운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특히 당내'빅3'인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가 적극적으로 호남을 찾고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의원모임 '국민생각' 회원들과 지난 5월 광주 망월동 5.18 묘역을 참배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첫 지방나들이 장소로 광주를 택했던 박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6월엔 '서진(西進)' 정책을 주도할 '지역화합발전특위'를 출범시켰다. 8월엔 의원 연찬회를 전남 구례.곡성에서 열었다. 박 대표는 대표 취임 후 1년2개월여 기간 중 모두 일곱 번 호남에 갔다. 올 3월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을 찾기도 했다. 이 시장은 단체장의 위치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4월 구청장 25명 전원과 광주 전남도청을 동행 방문해 '전남-서울 자치단체 간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12월에는 '전남-서울 우호교류협정'을 맺었다. 지난달엔 전남대 경영대학원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손 지사도 지난달 초 광주를 찾았다. '제3회 세계 도자비엔날레' 홍보활동이 명목이지만 이 시장의 광주 방문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었다. 93년 정치 입문 이후 여당 의원으로선 최초로 망월동 묘역을 찾은 손 지사는 이후 매년 참배를 거르지 않고 있다. 올해도 박 대표 등과 함께 5.18 기념식에 참가했다. 이 같은 구애는 아직까지는 짝사랑에 가깝다. 그러나 호남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호남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6%에 육박했다. 물론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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