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계개편 올것이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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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계개편 물살이 밀려들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28일 민주당 내에서 일고 있는 신당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의 신당론을 지켜보는 한나라당의 시선은 복잡하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3金시대가 잉태한 지역 중심의 정치구도가 해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고 전망했다.

여권에서 불고 있는 신당 논의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긴장 속에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고영구(高泳耉)국정원장 임명에 대한 대여 공세를 원내투쟁 중심으로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이규택(李揆澤)총무는 이날 30일간의 일정으로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한나라당이 대여 투쟁방법을 강경한 장외투쟁이 아니라 원내투쟁이라는 온건한 선택을 한 이유 중 하나는 여권의 신당논의를 좀 더 관망하자는 의도가 실려 있다고 한 당직자는 귀띔했다.

그는 "신당론의 추이에 따라선 여권 내부 분열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며 "高원장 문제로 여권을 결속시킬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지도부와 별개로 여권이 정계 개편 대상으로 삼고 있는 수도권 개혁파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개혁파 의원 중에는 한나라당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의 득실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장파 의원은 "4.24 재.보선 승리 후 당 개혁논의가 오히려 후퇴하는 느낌"이라며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개혁신당이 탄생할 경우 합류 여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춘(金榮春)의원 등은 "일단은 당내 개혁투쟁에 매진할 것"이라며 "헤쳐모여식 신당 논의는 그게 실패했을 경우 장기적으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해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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