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서 전직고관까지 다양|기업체「고문」채용이 부쩍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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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들어 기업 「고문」들이 부쩍늘고있다.
웬만한 기업그룹에선 보통 5∼6명의 저명인사들을 고문으로 모시고 있다.
고문은 그야말로 스태프로서 「문에 그치는 경우도 있고 다음 중요한 자리를 맡기기위해 임시로주는 경우도 있다.
저명인사를 영입할 경우 예우를 어떻게 할것인가 마땅치앉으면「고문」이라는 편리한 직함을 사용한다. 관계·학계등에서 기업계로 전신할때 연착륙의 자리로 쓰이는 것이다.
대기업체의 고문들 경력을 보면 변호사·세무사·공인회계사·교수·언론인 및 전직 정부고위관리나 군장성출신등 각계각층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일은 통역에서부터 경영·기술·법률·세무둥 전문분야에 대한 자문은 물론, 대정부로비활동까지 폭이 넓다.
최근에는 기업의 국제화 추세에 따라「애그뉴」전미부통령,「홀브루크」전국무성차관보같은 의국의저명인사를 고문으로 추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고문중에는 사장으로 추대된 경우도 있어 「인사대기」발령같은 케이스도 있다.
또 장기근속 사장을 연부력강한 새 사장으로 교체할 경우 구사장은 고문으로 추대하고 사실상 보수만 주는 경우도 있고, 관계등 외부에서 영입한 사람에게 업무를 익힐동안 고문직을 주기도한다.
고문에 대한 대우는 천차만별.
1. 그역할의 고문은 사장보다 우대받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상임고문은 이사에서부터 준회장의 대우를 받지만 그때그때 공헌도에 따라 보수를 받는 비상임고문이 아직 많다.
외국인고문의 경우 보수등 예우는 철저한 베일에 싸어있으나 본국의 생활수준·전직을 감안하여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상임고문은 케이스 바이케이스로 대우를 받는다. 기술계통의 상임고문은 본국에서 받던중역월급에 사택·승용차등도 제공해주고 있다. 주요기업들의 고문현황을 보자.

<삼성>
그룹전반의 자문역할을 하는 그룹고문과 각사별고문이 있다.
그룹고문에는 양대원씨(예산관계) 한속우씨(전재무부증권국장) 김명년씨(전서울시부시장)등이 있고 각사별로 별도의 고문을 두고 있는데 한국인이 11명이며 외국인도 10명이나 된다.
특히 기술고문이 많아 각분야별로 권위자들을 망라하고 있다.

<현대>
「리처드·홀브루크」전미국무성차관보를 고문으로 위촉, 현대종합상사의 대미진출, 프니의 미상륙등에 대한로비활동에 일익을 담당하고있다.
특히「홀브루크」씨가 국무성재직시 동남아지도자들과 가깝게 지냈다는 점을 감안, 퓰탠트 수출등에 상담을 하고있다.
그에 대한 보수등 대우에 대해서 현대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에서 전자공학박사를 받고 현지대학교수를 지낸 양모씨를 현대종합상사고문으로위촉, 뉴욕에서 중공업제품세일즈등의 자문을 받고있다.
상임으로 보수는 부사장대우 또 건설공사에 따르는 각종 법률분쟁을 해결키 위해 문인귀·서승구변호사를 법률고문으로 위촉했으며 전 예비역장성 변재갑씨도 현대중공업비상근고문으로 일하고있다.

<한진>
재무부세정차관보를 지낸 나오연씨가 그룹고문으로 있다. 나씨는 우리나라 굴지의 세무통이다.전한일개발사장이던 태창희씨가 동사고문직을 5년째 맏고있다.
태씨는 69년 상무로 입사해 73년 사장으로 승진, 77년까지 5년동안 사장직을 맡은바 있다. 풍부한경험을 살려 경영전반에 대한 자문에 응하고 있으며 대우는 사장급.
한편 「마이겔리스」 전미8군사령관도 퇴역과 동시에 한진그룹고문으로 취임, 항공사업확장등에 큰 몫을 담담하고 있다.
그룹 방계회사인 한불종합금융부사장 「J·비도」씨는 프랑스유명은행출신의 전문금융인으로 그룹의 외환문제를 도와주고 있다.

<국제>
전검찰총장을 지낸 이태희씨를 고문변호사로, 전미국부통령 「애그뉴」씨를 국제담담고문으로 위촉. 「애그뉴」씨는 국제종합상사의 전략물품수출을 비롯해 그룹의 해외건설·국제금융·해외프로젝트부문에 자문도 해주고 있다.
「애그뉴」씨를 고문으로 추대한 것은 종합무역상사로서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특히 동남아등지에서 특수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추진키 위한것.
국제는「애그뉴」씨의 보수에 대해『일에따라 그때그때 상당한 보수를 지급한다』고만 밝혔다.

<선경>
교수·변호사·전 경영진·군출신·언논인등 각계 언사들을 두루 비상임고문형식으로 추대하고 있다. 반면 타사와는 달리 상근이나 주액급여를 주는 고문은 없다. 그때그때 일이 있을때마다 자문을 구하고 적절한 사례를 하는식이라고 한다.
변호사로 민사문제의 김천수씨, 형사의 문인승씨, 행정관계의 김정환씨, 관세문제의 안태진씨등이 있고 이밖에 이기창변호사도 선경그룹전반의 법률자문에 응하고 있다.
남산공인회계사와 손해운변리사가 각각 회계전반과 특허관계고문직을 맡고 있다. 교수로는 섬유관계기술고문을 성낙성(미 MIT대), 안석규(한대공대)씨, 경영고문을 안모씨(연세대 상대)등이 맞고 군출신으로는 창군맴버였던 갑 진씨가 명예고문직을 맡고 있다.
선경의 창업에 공이 컸던 김관봉씨, 전 선경 울산공장장이었던 윤진화씨등도 역시 명예고문. 이밖에 현코리어헤럴드 컬럼니스트인 김영원씨가 특이하게 영어자문에 응하고 있다. 김씨는 국내에서 영어의 제1인자로 꼽히는 인물로 초대외자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럭키>
기술고문을 요소요소에 위촉하고 있는 「실물고문」팀체계를 갖추고있다.
고문의 수도 적고 거의다 상근고문이며 월80만∼2백만원의 보수를 받고있다.
(주)럭키의 「이시이」기술고문은 일본플래스틱 가공공장장을 거쳐 대만·필리핀의 유지제조회사 고문도 지낸 베테랑. 럭키모노륨이「이시이」고문의 작품이다. 월80만엔의 보수에 사택을 제공받고있다. 이밖에 비장근 기술고문으로 일 괴아스사이사의 중역을 지낸 이학박사「고바야시」씨는 수시로 요청이 있을때마다 내한, 기술자문에 응한다. 보수는 월일화 15만엔정도.
금성전선도 일본인 기술고문인 「시모따·스스무」씨가 있다. 일히다찌(일립)의 검사과장으로 한국에 파견, 안양과 구미공장을 3개월씩 순환근무하면서 기술자문에 응한다. 월80만∼1백만원에 이사대우를 받고 있다. 우도장사는 뉴욕지사에 공인회계사인 「유제니오·아사저(필리핀인)를 주급4백30달러에 상담고문역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밖에 전청와대경호실 통신처장이었고 대영전자부사장을 지낸 예비역준장 김영연씨가 김성전기의 상근고문으로 있다. 변호사는 비교적 적어 전정구씨등 3명의 현직변호사가 럭키그룹의 법률고문으로 있다.

<쌍용>
상근고문으로는 전이란주재대사 현시학씨로 쌍용정유를 지원하고있다.
쌍용양회사장을 지냈고 현 국민학원재단이사장인 서성택씨가 양회고문으로 있고 예비역장성인 이춘경씨가 쌍용중공업고문이다. 보수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개 월10만∼40만원 정도. 이밖에 손석도·김정기·장대영·안정관 변호사등 8명의 변호사·세무사가 쌍용그룹각사의 법률고문직을 맡고있다.

<금호>
이정호변호사가 법률, 정진두 공인회계사(전금호실업전무이사)가 회계고문을 각각 맡고있다.
기술고문으로는 서울대 지철근교수등 4명의 교수가 있고 국내 고무업계의 백전노장인 박덕신 강신산업회장이 한국합성고무의 고문직을 맡고있다.

<효성>
기술관계고문은 전혀 없고 변호사·세무사등 법률고문으로 찌여진개 특색. 월15만∼30만원까지 개인별로 대우가 다르며 전원 비상근이다.
최광렬·안희준·이기창씨등 6명의 변호사가 고문직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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