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대통령에 면죄부 주기" 의구심

중앙일보

입력

2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과 목소리는 모두 피곤해 보였다고 주변에서 전했다.

이날은 그의 최측근 안희정(安熙正) .염동연(廉東淵)씨가 검찰에 소환된 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히 安씨의 경우 10년 이상 함께 고생해온 사람인데 盧대통령인들 심경이 편하겠느냐"고 했다.

더욱이 盧대통령은 과거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대선 캠프격인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재정에 보탬을 주기 위해 생수 판매회사(오아시스)를 차리자 몹시 고마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盧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압력시비를 우려해 나라종금 사건에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MBC 1백분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히려 이번 수사가 盧대통령 보호 차원의 '면죄부 주기 술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盧대통령에게도 돈이 건너갔는지를 규명하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며 "자칫 두 사람에서 검찰 수사가 중단돼 '도마뱀 꼬리자르기'가 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여권 인사들로부터 나오는 '사업자금''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식의 발언은 명백한 수사 외압"이라면서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대통령 측근들의 고질적인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희석(安熹)부대변인은 "당시 집권당 부총재였던 盧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돈을 받고 갖은 거짓말로 盧대통령을 보호하려 한 이 사건은 현 정부의 합법성.도덕성에 직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남정호.강민석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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