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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토피아 … 서해 외딴섬에 꽃핀 '스마트 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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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일명 ‘천사섬’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에 대한민국 처음으로 ‘기가토피아(GiGAtopia)’가 실현됐다. 기가토피아는 10억이란 숫자를 의미하는 기가(GiGA)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유무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를 융합한 스마트사회다. KT 기가토피아 융합서비스는 스마트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개 분야에 제공된다. 이를 위해 KT는 앞으로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유무선이 통합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7일 KT 기가토피아가 전남 신안 앞바다 임자도에서 첫 결실을 맺었다. 임자도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우리 섬마을 아이들도 IT 교육을 받게 해달라’며 지난 5월 교육청에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임자도를 ‘기가아일랜드’로 만들었다.

 교육청으로부터 편지를 전달받은 KT 사회공헌단체 IT서포터즈는 임자도를 찾아 아이들의 IT교육을 시작했다. 스마트교육을 시작으로 KT는 지난 5개월간 임자도를 세계 최고수준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와 ICT를 갖춘 기가아일랜드로 탈바꿈시켰다.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15곳과 중계기 14기, 초고속 무선랜(기가 와이파이) 시설 12기가 설치됐다. 기가인프라를 기반으로 주민들의 생활도 빠르게 변해갔다.

 우선 KT는 교육, 문화, 의료, 경제, 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가인프라를 이용해 임자도를 변화시켰다.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임자남초등학교 김희주(10)양은 최근 화상강의 솔루션 ‘글로벌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온 필리핀 유학생들과 매주 2회 화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김 양은 “온라인 멘토링을 통해 엄마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 외가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털어놨다. 또 노인층이 많은 섬주민 등이 휴대용 의료기기 ‘요닥(Yodoc)’을 이용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소변으로 당뇨, 신장질환 등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ICT 솔루션을 농가에 제공해 노동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돕기 위한 복합 환경제어시스템 등도 도입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이용해 원격영상을 보면서 하우스시설과 관수공급 등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농민들은 마음 놓고 육지로 나갈 수 있게 됐다. IT교육을 받은 주장배(73) 할아버지는 최근 임자도에서 재배한 삼채를 팔기 위해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었다. 공무원 퇴직 후 고향 임자도에서 삼채를 키우고 있는 주 할아버지는 “기존 지인들을 이용한 판매영업에서 벗어나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해 매출이 5배 이상 늘었다”며 교육을 담당한 IT서포터즈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외에도 KT는 신안군의 특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olleh TV를 이용해 T-커머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이번 기가아일랜드 프로젝트에는 KT와 BC카드를 비롯한 KT그룹 14개사가 기금을 출연하고 KTH,스카이라이프,KT ENS, KT 뮤직 등이 참여해 KT의 역량을 집중했다. KT 오영호 홍보실장은 “임자도 기가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인터넷 기반시설이 취약한 지리산 청학동 등 도서산간 지역에 ICT 기술을 활용한 기가마을을 구현해 전국 방방곡곡을 기가토피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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