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총장 연임 반대' 릴레이 단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포스텍이 김용민 총장 연임을 놓고 갈등에 휩싸였다. 일부 교수들이 이에 반대해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

 12일 포스텍에 따르면 이 학교 이사 5명과 교수 1명, 동문 1명으로 이뤄진 총장선임위는 지난 2일 총장 연임안을 이사회에 올리기로 했다. 선임위는 “연임 추천 이유는 이사회 때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서의호 교수평의회 부의장 등 ‘포스텍을 사랑하는 교수 모임’ 40여 명은 지난 6일 학생회관 로비에서 하루 2명씩 연임 반대 릴레이 단식에 들어갔다. 서 교수 등은 “지난 6월 교수 설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김 총장이 지지와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설문에서는 교수 82%가 연임에 반대했다. 서 부의장은 “김 총장이 학교 발전을 위한 일보다 ‘윤리경영팀’을 만들어 교직원 부정을 캐는 데 신경을 썼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 측은 “일부 문제 삼는 내용은 학교 운영을 투명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 “포스텍은 교수·학생, 연구 시스템이 미국 명문대에 떨어지지 않는다”며 “공정성·윤리성·투명성과 소통의 문화를 한 단계 올리기 위해 노력한 것인데 (교직원들이)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포스텍 학생회는 11일부터 연임 찬반을 묻는 인터넷 투표에 들어갔다. 오는 16일 김 총장 연임을 논의하려던 이사회는 연기됐다. 정준양 이사장이 갑작스레 해외출장을 간다는 이유였다. 포스텍 측은 일러야 23일께나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교수들은 이사회까지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총장은 미국 워싱턴대 교수로 재직하다 2011년 9월 포스텍 첫 외부 영입 총장이 됐다.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포스텍 총장선임위는 연임 여부를 임기 10개월 전에 결정하는 관례에 따라 이달 연임안을 논의했다.

포항=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