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소비가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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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 달 들어 유류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 겨울을 눈앞에 둔 금년은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한데도 기름을 사들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국내 5개 정유회사의 유류 출하량은 10월중 하루 평균 46만 배럴에서 11월 1∼10일에는 하루 49만 8천 배럴, 11월 10∼18일에는 다시 54만 배럴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회사의 가동률은 8월의 45%, 9월의 51%에서 11월 들어서 24일까지 계속 67·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일 생산량은 53만∼54만 배럴 출하가 늘어남에 따라 재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재고 감소는 특히 가정용연료인 등유를 비롯, 경유·벙커 C유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등유는 11월초 재고량이 76만 3천 배럴이었으나 22일 현재 71만 5천 배럴로, 경유는 2백 17만 7천 배럴에서 2백만 6천 배럴로, 벙커C유는 4백 47만 1천 배럴에서 4백 15만 5천 배럴로 각각 줄었다.
호남정유의 경우 10월말 하루 16만 배럴이던 정유량은 최근 21만 배럴까지 늘어났는데도 등유의 재고는 29만 3천 배럴에서 24만 1천 배럴로, 벙커C유는 93만 1천 배럴에서 75만 2천 배럴로 크게 줄어들어 연료용 기름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37만 3천 배럴에서 43만 4천 배럴로 거꾸로 늘어나 수요 침체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유공도 정유량이 11월초 1일 21만 5천 배럴에서 최근 24만 5천 배럴로 늘었고 휘발유 재고도 59만 8천 배럴을 유지하고 있으나 등유는 34만 2천 배럴에서 25만 9천 배럴로, 경유는 1백 6만 배럴에서 84만 배럴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날씨가 춥지 않은데도 기름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특히 경유·등유·벙커C유 등에 실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은 정부의 연말 유가인상예고에 따라 가정·아파트·상가·공장 등에서 난방연료용 기름을 미리 사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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